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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님의 서재
  •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
  • 박상영
  • 16,920원 (10%940)
  • 2026-07-22
  • : 42,615
방대한 현대 경제사와 버무리느라 보여주기에 급급하다고 느껴지는 이야기.

인물 묘사도 깊지 않아서 웹소설(웹소설을 읽어본 게 거의 없어, 편견에 의한 폄하일 수 있겠다.. 한번 읽어봐야겠다.) 같다는 느낌이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고백 못 한 귀신이라도 붙은 듯, 주인공을 마주치기만 해도 사연을 줄줄 고백하는 것이 너무나 안일하고 편리한 설정이 아닌지...

미스터리라는 장르로 마케팅을 하는 듯하지만,
조금 긴 시간을 다룬 사건 일지처럼 조급하게 내달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신파적인 내용으로 망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도 그렇게 신선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열거된 단점들이.. 좀 가혹하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박상영 작가라는 느낌도 그다지 들지 않는, 작가에게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전작들이 내 취향과 크게 맞닿아 있진 않았어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혔던 것과 비교해 그러하다.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다층적인 소수성과 결핍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작가의 인터뷰 내용을 보았는데, 그럼에도 끝까지 어떤 지점은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닌지 싶다.


- "왜죠? 왜 하필 두 분이었을까요."
"가장 가진 게 없었기 때문에."
"네?"
"가진 것 없고 결핍이 있는 사람일수록 누구보다 절박해지기 마련이니까. 그 여자는 그걸 너무 잘 알고 있었지." - 100

- 하나는 점점 막막해졌다. 알지 못하는 수많은 이름이 기록 속에서 스쳐 지나갔다. 권력에서 밀려난 사람들, 죄를 감춘 사람들, 끝내 정리하지 못한 감정을 품은 사람들. 그들은 모두 이야기의 중간에서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하나는 문득 생각했다. 살아 있는 동안 끝내 입을 다물어야 했던 사람들, 말하지 못한 사연들은 결국 어디에 쌓이는 걸까. 기억에서 잊힌 이름들과 이야기들이 모이는 장소가 있다면 그곳은 과연 어디일까. - 166

- 어쩌면 나는 여전히, 오래전 불길 속에 던져버렸다고 믿었던 지푸라기 왕관의 잔해를 머리 위에 얹어놓은 채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 타버려 모양조차 제대로 남아 있지 않지만, 그 흔적만은 그림자처럼 따라붙어 나를 놓아주지 않고 있는 것일지도. - 301


2026.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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