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그녀의 것 - 김혜진
hellas 2026/05/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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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직 그녀의 것
- 김혜진
- 15,120원 (10%↓
840) - 2025-09-30
: 13,216
한국 출판계의 스토너 같은 이야기.
스토너를 읽었을 때 느낀 한 인간의 고요하고 뜨거운 삶에 대한 경외감.
그런 느낌을 한 여성 출판인의 인생 이야기에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잔잔하게 격랑 없는 듯이 흐르는 생이지만 내내 뜨거웠다.
하나의 장르에 전부 쏟아내는 그런 삶에 대한 동의가 있는 편이라면 좋아하게 될 책이다.
- 부모를 원망한 적은 없었다.
부모의 삶은 그녀가 미처 다 헤아릴 수 없는 여백으로 가득했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삶이 편하거나 풍족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 삶은 예측하거나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개척하고, 투쟁하고, 쟁취하는 대상도 아니었다. 그들은 삶이 내주는 과제들을 담담하게 수용하는 방식으로, 기꺼이 감당하는 방식으로 삶에 순종했다. 평생 그악스럽고 억센 것과 거리가 멀었던 그들의 모습은 그런 태도 덕분인 것 같았다. - 29
- 오래도록 그녀에게 열정은 한순간 사람을 사로잡는 무엇이었다. 그건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고, 이성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에 변화가 찾아왔다. 열정보다 중요한 건 그것을 일깨우고 유지하는 의지라는 것. 그것이 향하는 곳은 따로 있었다는 것. 그 시절, 석주의 열정은 사람을 단번에 압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가만히 길들이는 방식으로 책을 만드는 일에 집중되고 있었다. - 87
- 그날, 석주는 처음으로 자신의 삶을 냉정하게 돌아보았다. 그것은 닮은 꼴의 하루가 반복되는 진부한 이야기 같았다. 극적인 사건도, 놀라운 반전도 없는 서사. 개성도 매력도 없는 주인공이 완성해나가고 있는 그 스토리는 어떤 독자에게도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럼에도 먹먹함이 밀려왔다.
시시하고 평범한 그 이야기는 다름 아닌 자신의 삶이었다. - 263
- 책을 좋아하나요?
목소리에 감출 수 없는 다정함이 묻어났다. 맞다. 그건 오래전 사랑이 시작된 줄도 모르고, 그것이 삶을 얼마나 바꿔놓을지도 모른 채, 그저 속수무책 그 속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던 석주에게 누군가 건넸던 바로 그 질문이었다. - 272
2025. dec.
#오직그녀의것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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