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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님의 서재
  •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스즈키 유이
  • 15,300원 (10%850)
  • 2025-11-18
  • : 284,230
2025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아쿠타가와 상이 인상적이었던 건 히라노 게이치로가 수상했을 때였는데,
그 이후로는 딱히 이 작가 싶은 수상자를 보지 못했다.

그래도 일본에서는 유력한 문학상이라 자주 읽어보고는 있는데
해가 갈수록 이 상 수상작은 건너 뛰는 게 내 시간 낭비가 아니겠구나 싶다.
(같은 결로 공쿠르 상도 포함)

이번에는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라있고 여기저기서 추천한다는 풍문이 들려왔는데...
왜 베스트인가? 싶은 생각만 남았다.
형편없다라기보단, 그냥 평이하기 때문이다.
괴테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지루할 수 있기까지 하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괴테에 대해 오래 연구해온 학자 도이치가
아내와 딸과의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보게 된 괴테의 말이라고 인용된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라는 구절이 이 모든 사유와 사건의 시작이다.
이 구절의 원전을 찾을 수 없는 갑갑한 마음은
괴테의 저서를 다시금 찾아읽게 되고,
괴테와 인연이 있는 80여 명의 사람들에게까지 질문을 던지면서
이 구절에 빠져들게 되는데...라고 소개할 수 있는데
여기까지 듣는다면 오호 그래서 그다음 사건은? 하는 호기심이 생기게 될 수도 있다.
나는 그랬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나지? 하는 희망을 가지고 읽었지만 얼마 되지 않는 책의 볼륨이 줄어들수록 실망하는 마음이 커졌다.
너무 슴슴하다.
괴테의 말을 빼면 이 이야기는 뭘까?
학자의 양심 문제를 조금 건드리는 부분을 빼면... 글쎄...

장점을 꼽자면,
괴테의 말들을 애정을 가지고 탐험할 수 있고,
학자들의 자기복제의 문제,
고풍스럽게 느껴지는 전체적인 분위기,
가족관계의 미묘한 감정 교류들 이런 지점은 소소하고 잔잔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나는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눈밝은 독자는 아닌 셈이다.
이 책의 매력을 알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 "독일 사람은 말이야." 요한이 말했다. "명언을 인용할 때 그게 누구의 말인지 모르거나 실은 본인이 생각해 낸 말일 때도 일단 '괴테가 말하기를'이라고 덧붙여 둬. 왜냐하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거든." - 23

- 우리의 사상을 표현하는 데 옛사람들이 엄선한 품위 있는 언어를 사용할 때, 그들이 우리의 마음 깊은 곳을 우리보다 더 정교하게 열어서 보여준다는 점을 인정하는 게야. 거장들은 항상 옛사람의 장점을 이용하는데, 그 점이 그들을 위대하게 만든다네. - 118

- 크리스마스이브에 보낸 이메일에는 서른 명 정도가 곧장 의리 있게 답신을 해줬고, 그 수는 점점 늘어났다. 사람들 대부분이 출처는 모르겠지만 괴테의 말 같다고 했으며(평소 도이치의 주장을 생각해 보면 분명 그렇게밖에 대답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 몇 명은 출처로 추정되는 문헌을 알려주기도 했지만 전부 도이치가 이미 살펴본 것들이었다. - 129

- 결국 우린 과거의 시대를 남겨진 조각으로 상상하는 수밖에 없어. 고전학자가 착각했던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다만 우리가 사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획득함과 동시에 고대인의 시각을 잃어버리기도 한다는 점은 잊어서는 안 돼. - 147

- "어머, 당신이 왜 베버 씨 사이트를 보고 있어?"
어리둥절해진 도이치는 잠시 침묵한 끝에 상황을 이해했다. 베버는 아키코가 좋아하는 유튜버라는 것을. 그리고 생각했다. 자신의 명언 찾기는 결코 의미 없는 짓이 아니었다. 모든 것은 반드시 이어져 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무언가로부터 생겨났고, 우리는 아직 살아 있으니까. - 212

- "아무튼!" 요한이 말했다. "괴테가 이렇게 말했지. 내가 모든 것을 말했다.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마라." - 227

- 저는 학문을 파괴하고 싶은 것이 아니고, 고발하고 싶은 것도 아니며, 오히려 용인하고 싶습니다. 저는 학문이란 실패와 오류의 연속이라고 봅니다. 실패와 오류야말로 다양성의 근간이지요. 신화와 언어의 다양성이 곧 실패와 오류입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는 실패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크게 실패해 드렸습니다. 실패하는 동안에는 분명 동료들에게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해해 줄 것입니다. 저는 제가 <신화력>에서 쓴 힘을 실행했을 뿐입니다. - 232

2026. feb.

#괴테는모든것을말했다 #스즈키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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