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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차례 바람 속에서도 우리는 무사하였다
  • 천양희
  • 10,800원 (10%600)
  • 2024-09-27
  • : 1,314
띄엄띄엄 독서.
읽는 도중에 이런저런 일들이 끼어들어 오래 끼고 읽었지만 
다시 시로 돌아오는데 큰 어려움은 없는 시들.

60년의 시인의 저력이랄까 향기랄까
그런 것도 느껴진다.
여러 구절에서 동감. 이라고 중얼거렸다.

- 가진 것이 시밖에 없을 때 웃는다 - 딱 한 줄 중

- 아마도 너는 하루에
사백번이나 넘게 웃을 것인데
나는 겨우
열번을 웃기도 힘들다
웃기 전에
나는 사람이 힘든 사람이었고
우두커니 서 있는 그림자였다 - 다시 올 웃음에게 중

- 쓴소리하는 그들을 보다가
나도 한때 쓴소리꾼이었지 중얼거린다
중얼거리다 세월 다 보낸 건 아닐까
우두커니 서서
환한 거리를 내려다본다
저것이 일상일까
우리에게도 일상이 있었나
수상한 시절이 계속된다 - 수상한 시절 중

- 이런 찬란이 없다면
나는 무엇으로 간단할까
때때로 비는 오고 세상은 젖겠지만
젖은 세계를 몇번이나 더 눈에 담을 수 있을까
보는 법을 배우다 다시 본다
보고 또 보아도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세상은 짓궂은 것이다 - 비를 보는 죄 중

- 돌아보니
어느 소설의 첫 문장같이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마침내 뜻밖의 질문이 완성되었다 - 뜻밖의 질문 중

- 후회 끝에는
흔들리고 흔들리다 기어코 중심이 되는
참혹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걸
처음 깨닫는다
이제부터 나에게는
시작이 필요하다 살아야 할 이유다 - 치유의 시작 중

- 어떤 것에 대해 생각한 것들과 생각해야 할 것들이 길이 되어주었다 삶 속에는 왜 그런가요?라고 물을 수 없는 그런 것이 있다 - 뒷날의 기록 중

2025. sep.

#몇차례바람속에서도우리는무사하였다 #천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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