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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님의 서재
  • 여름은 고작 계절
  • 김서해
  • 15,750원 (10%870)
  • 2025-06-25
  • : 16,376
꽤 몰입해 읽은 거칠고 잔혹한 성장 서사.

부모의 행태가 정말 욕 나오게 하지만,
그 안에서 그나마 생존한 제니가 어디서든 자유롭고 평안하길 바라게 된다.

고작 한 계절, 여름 같은 학창 시절이란 폭풍 같구나 새삼 기억이 환기되었다.

- 우리는 가지지 못한 것을 함부로 선망하고 가진 것을 폄하하는데 일생의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천국은 언제나 밖에 있고, 집은 지옥이다. - 9

- 남들이 보기에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너무 애를 쓰는 것이 티가 났을까? 어쩌면 우울해 보였을까. 몇 년 전, 당시 같이 축구부였던 친구에게 연락을 한 적이 있다.
"셰리, 너는 나를 어떻게 기억해? 내가 불편했어? 애잔했어? 아니면......"
셰리는 한참 조용히 있다가 내가 그 애의 답을 더 기다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입을 열었다.
"기억 안 나."
내가 나에게만 중요하다는 사실은 가끔 너무 잔인하고,
다행이다. - 50

- 잊으려고 해도, 외면하려 해도 순식간에 생생하게 복원되는 기억.
너무 강제적이어서 불편한 기억.
그런 건 장면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경험이라고 부른다. - 97

- 시에 대해 생각하고, 한나에 대해 생각하고, 관계들에 대해 생각했다. 정서, 분위기,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다. 매일 무언가를 새롭게 알게 되는데도, 배우고 깨닫는데도 왜 마음의 틀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왜 원하던 것을 계속 원하고, 두려운 것은 계속 두렵고, 집착을 놓을 수 없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 236

- 적응은 단순히 환경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가끔은 몸의 모든 틈을 활짝 열어젖혀서 세상의 온갖 돌기를 도킹시키는 것처럼 느껴진다. 폭력적이고 강압적이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실은 반항을 못 하는 것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 320

- 이제야 사람들이 어떻게 상실의 슬픔을 회복하고 사는지 알 것 같다. 수없이 쌓인 슬픔의 부스러기 위에서 다시는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것만이 미래의 문을 연다. - 338

2025. aug.

#여름은고작계절 #김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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