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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님의 서재
  • 토지 2
  • 박경리
  • 9,800원 (290)
  • 2002-01-01
  • : 1,125
이번에야 말로 완독한다 마음먹은 토지.

오년전 쯤 초반만 읽었었는데, 그 때와는 사뭇 다른 감상 포인트가 있다는 점이 재밌다.

나이를 먹은 만큼 관점이 조금 이동한 것도 있겠지만, 어려서 모르던 인간사에 대한 부분도 더 와닿는다는 점.

- 한밤중 허공을 바라보며 윤씨 부인은 혼자 중얼거렸다.  
"몹쓸 어미로고, 죄 많은 이 어미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그의 눈에서 눈물이 솟아 흘러내렸다.
윤씨 부인은 끊임없이 매질을 하던 형리를 잃었다. 생전의 최치수는 아들이 아니었으며 가혹한 형리였던 것이다. 그 것을 윤씨 부인은 원했으며 또 그렇게 되게 만든 사람이 윤씨 부인이다. 그 사실을 지금 윤씨 부인은 공포 없이 생각할 수가 없었다. 가엾은 형리, 세월을 물어뜯으며 물어뜯으며 지겨워서 못 견디어 하다가 그 세월에 눌리어 가버린 사람, 최치수는 윤씨 부인을 치죄하기 위해 쌓아올린 제단에 바쳐진 한 마리의 여윈 염소는 아니었던지. 사면을 받지 아니하려고 끝내 고개를 내저었던 윤씨 부인이기에 매를 버릴 수 없었고 마지막 순간까지 제단 앞에서 지겨운 시간을 뜯어먹어야 했던 한 마리의 여윈 염소는 아니었던지. - 385

2024. apr.

#토지 #1부2권 #박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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