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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이엄마님의 서재
  •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
  • 정규영
  • 16,200원 (10%900)
  • 2025-01-20
  • : 23,290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처음 이 책을 손에 들었을 때부터 맘에 쏙 들었던 건 작고 아담한 사이즈였습니다.

손에 쏙 들어오는 두껍지 않은 양장본이라 부담 없이 어디서든 꺼내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작은 가방에도 들어가서 외출할 때면 항상 함께 다닐 수 있었고, 짬이 날 때면 편하게 펼쳐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그날의 기분에 따라 무작정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보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짧지만 강렬한 문장들이 페이지마다 자리 잡고 있어, 마치 운명처럼 오늘의 문장을 만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광고 카피 특유의 리듬감 있는 문장들이 가볍게 넘겨도 머릿속에 남았고,

때론 단 한 줄의 문장이 깊은 여운을 남겨 곱씹게 만들어줍니다.

이 책은 일본어 학습서도, 문법어휘집도 아닙니다.

제가 지금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가장 어렵게 느끼는 부분은, 일본인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감각적인 언어나 뉘앙스를 정확히 이해하고, 또 전달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단어의 뜻을 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도 어딘가 부자연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책은 단순한 의미 전달을 넘어, 실제 광고 카피에서 사용된 일본어 문장을 통해 그 문장이 가진 힘을 보여줍니다.

어떤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사용되었는지, 어떤 감정이 담겨 있는 지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에 단순한 문장 하나에서도 깊은 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느꼈던 불안감이 조금씩 해소될 것 같다는 기대감과, 언어를 보다 감각적으로 이해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자의 취향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입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책인데, 저는 무작정 펼친 페이지의 문장을 보며,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비슷한 표현이나 대사를 떠올려 보는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어떤 장면에서 비슷한 표현이 나왔는지 기억을 더듬다 보면, 살아 있는 언어로 더 기억하게 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No.13

"인생의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저마다의 길, 아름답게."

人生の正解は

いくつもあると思った。

それぞれの道、美しく。

시세이도 TV 광고 (1997년)


이 문장은 1997년 시세이도 TV 광고에서 나온 카피 문구입니다.



이 카피를 보자마자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耳をすませば』(1995, 지브리 스튜디오) 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너무 좋아해서 여러 번 본 작품인데, 특히 OST 『カントリー・ロード』(Country Road) 를 따라 부르며 운동을 합니다^^

영화 속에서 시즈쿠는 자신과는 다르게 확고한 꿈을 가진 세이지가 이탈리아로 바이올린 제작을 배우러 가겠다고 결심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움과 동시에 좌절감을 느낍니다.

그때 세이지는 그런 시즈쿠에게 「自分の道は自分で決めるしかないんだよ。」"자신의 길은 자신이 결정할 수밖에 없는 거야." 라고 말하며 용기를 줍니다.

이 대사는 "인생의 방향은 다양하고, 정답은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누가 대신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는 메시지를 담고 있고, 시세이도 TV 광고 문구에서도 차림새와 하는 일은 모두 다르지만, 저마다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와 공감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을 읽으며,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 속 비슷한 장면을 찾아보는 즐거움이 생겼고,

이 과정이 단순한 공부를 넘어 일본어를 감각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덕분에 일본어 공부가 단순한 학습이 아니라, 좋아하는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과정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매우 양심적으로 마음에 평온을 주는 책인 것 같습니다.

저는 책을 사는 것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때때로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을 빨리 읽고 저 책도 읽어야 해!" 라는 조급함이 생기곤 합니다.

한 권을 다 읽기도 전에 또 다른 책이 궁금해지고, 그러면서 읽고 있는 책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은 전혀 그런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이 책은 마치 냉장고 속에 몰래 숨겨둔 달달한 케이크처럼, 언제든지 꺼내어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책입니다.

서둘러 읽어야 할 필요도 없고, 부담 없이 천천히, 그리고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다는 편안한 마음을 주는 이 책이 참 좋습니다.

나만의 일본어 감각을 길러주는 책으로 다양하고 즐겁게 활용할 수 있는 작고 귀여운 책입니다.

언제나 가방 속에 넣어서 함께 다닐 수 있는 다정한 책이기에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고, 일본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편안한 마음으로 가방 속에 넣고 다녀보세요.

카페에서, 지하철에서, 나무 밑에서 그곳이 어디라도 분명 예상치 못한 순간에, 한 줄의 문장이 마음에 따뜻한 울림을 전해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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