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그동안 나는 '소중한 나'를 위해서 무엇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순간순간 위축되거나 상처를 받았을 때 '나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값비싼 물건을 사 거나, 음식을 먹곤 했지만, 진정 나 자신의 내면의 안식을 위해서 무엇을 해 주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학창 시절을 마치고 바로 직장 생활을 시작한 나는 여름과 겨울의 긴 휴가를 얻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들을 오로지 나의 마음과 정신을 사랑하는데 쓴 적이 없다. 나는 늘 분주했고, 늘 할 일이 있었다. 그 어느 것 하나도 놓아두질 못 했고, 다 끌어모아서 내 곁에 두고 싶어했다.
이 책의 지은이는 다른 사람들이 한창 직업을 얻으려고 자신의 경력을 만들어 갈 시기에 돌연 캐나다의 한 시골 마을로 떠난다. 한국 사람들이 아주 없는 그 곳. 겨울이면 눈이 거리 한 가득 내리고, 치즈 가게와 작은 레스토랑이 있는 그 곳에 도착한 첫날은 홈스테이 호스트 부부를 못 믿어 송곳을 손에 쥐고 자면서 눈물을 흘리며 그 곳으로 온 자신을 후회한다.
그러나, 올리브와 그이도라는 이름의 주인 호스트는 아들을 잃은 상처를 가진 노부부였고, 먼 동양의 나라에서 오는 홈스테이 학생을 위해서 쌀을 재료로 한 요리를 연습해 볼 정도로 마음이 착한 사람들이었다. 지은이 이소발은 그들에게서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구엘프에서의 생활을 즐긴다. 때로는 올리브와 쇼핑을 하고, 그이도와 와인 한 잔을 하면서 따뜻한 오후를 보내면서 소발은 자신의 내면에 가득히 차오르는 평화와 안정을 만끽한다.
많지 않은 오히려 어리다면 어린 20대에 어떻게 그런 기특한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남들보다 한 발짝이라도 앞서 가려고 다들 기를 쓰는 이런 시절에 모든 것을 두고 오로지 내면을 바라 볼 용기를 가진 그녀는 결코 어리지 않다. 지금의 충전이 오히려 그녀를 더욱 강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소중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나도 배우고 싶다. 이젠 어쩌면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향하기 위한 힘이 필요한 시기일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의 한 페이지를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 편안하고 유머러스한 그림과 풍경, 소발의 짧은 한 마디는 정말 부러운 한가한 시간을 만든다.
56페이지 붉어졌다 -> 불거졌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