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에코하나의 서재
  • 우유 팩 소녀 제니 1
  • 캐롤라인 B.쿠니
  • 8,100원 (10%450)
  • 2011-10-12
  • : 147

 

  너무도 평범한 소녀, 제이니는 자신의 평범함이 지겹고 짜증스러워서 이름을 조금씩 바꿔본다. 제이니에게 있는 특별함이란 바로 불타는 빨간 머리와 우유 알레르기 정도이다. 그런 제이니가 어느 날 친구의 우유팩에서 발견한 것은 바로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이다. 십몇 년 전 뉴저지의 한 쇼핑몰에서 사라진 소녀 '제니 스프링'을 찾는 그 광고는 제이니의 삶의 근간을 뒤흔든다. 사진 속의 물방울 무늬 원피스를 제이니는 기억했다. 그 깔끄러움이 아직도 목을 간지르는 듯한 제이니는 그것을 기억하는 것이 사랑하는 엄마와 아빠를 배반하는 행위인 것만 같아서 괴롭기만 하다. 

 항상 기운 넘치는 아빠와 언제나 세상에 대한 봉사를 실천하는 엄마를 제이니는 너무도 사랑한다. 그들이 제이니를 사랑하는 것 또한 의심할 수없다. 그렇다면 제이니의 기억 속, 그 원피스와 쇼핑센터에서의 긴 머리 여자는 누구란 말인가? 다락방에서 발견된 물방울 무늬 원피스와 알 수 없는 이름 '한나'는 제이니를 끝없이 괴롭히고, 충격에 휩싸인 제이니는 드디어 어머니와 아빠에게 자신은 누구인지 묻는다. 부모님은 제이니에게 실은 자기들은 제이니의 조부모라고 말한다. 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집을 나간 딸 한나가 데리고 온 아이가 제이니라고. 괴로운 제이니는 옆집의 소꿉친구 리브와 함께 우유팩에 적혀있던 주소로 찾아가 본다. 그 곳에서 발견한 것은 제이니처럼 붉은 머리를 한 쌍둥이들과 한 소년, 그리고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의 이름에 대한 기억이다.

  부모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저버리지 않으려고 애를 쓰던 제이니는 또 한편 자신과 같은 색깔의 머리를 가진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슴이 아프다. 그들이 자신을 얼마나 찾았을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프고, 또 그걸 가슴 아파하는 것이 지금의 부모님을 배반하는 것 같아서 더욱 괴로운 제이니.

 평범할 것 같은 소녀 제이니는 사실 엄청난 운명의 굴레에 갇혀있다. 지금의 부모가 자신을 유괴한 나쁜 사람이 아니라서 다행이겠지만, 친부모를 찾았다고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입장인 것이다. 그들이 찾는 '제니'는 네 살짜리 어린 아기이다. 그들은 제니의 성장 과정을 함께 하지 못하였고, 제이니 역시 부모의 손이 가장 필요한 시기를 지금의 부모와 보냈으므로 그 빈 공백을 메우기에는 또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1권의 끝부분에서 제이니의 어머니는 제니의 친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제이니에게 받도록한다. 아버지가 웃음을 짓고, 꼬마 소녀가 우유를 엎지르던 그 부엌에 있는 전화를 받은 사람은 여자였다. 누구였을까?

  소설은 한창 예민한 소녀인 제이니의 말 못할 고민을 따라가면서 전개된다. 처음 자신의 과거를 의심하면서 그동안 아무렇지도 않았던 사실들이 의심스러워진다. 사랑하는 부모님을 의심하고 괴로워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을 보이려 애쓰는 제이니의 모습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가지고 있는 편견이 무엇일지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때로는 다른 가족을 위해서 상처를 감추고 이겨내려고 애를 쓰기도 한다. 물론 그 방법이 조금은 서툴어서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도 하지만, 고통받는 제이니의 모습에서 비단 이 모습이 책 속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현재의 부모님과 자신을 잃고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냈을 친부모 사이에서 제이니는 또 어떤 고민과 갈등을 이겨내고 행복해 지려고 노력을 할 것인가 궁금하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