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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하나의 서재
  • 밀크맨
  • 애나 번스
  • 15,120원 (10%840)
  • 2019-10-04
  • : 2,818
403쪽의 분량
한 주 내내 그녀를 만났지만 나는 아직 그녀의 이름을 모른다. 그녀가 살던 시대가 어느 때인지도 그녀가 언급하는 영화배우의 이름으로 짐작만 할 뿐이다. 이 소설에서는 ‘건너편’, ‘길 건너’ 또는 ‘반대자’, ‘국가수호자’로 그들의 집단을 칭하고, 아무개의 아들, 알약 소녀, 빛나는 소녀 등으로 사람을 부른다. 구체적인 이름으로 그들을 부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의 이야기가 단지 한 집단의 이야기가 아닌 모든 북아일랜드인의 이야기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걸으면서 책을 읽는 그녀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그녀를 둘러싼 세상을 그녀의 눈으로 본다. 그녀가 하는 이야기는 다 사실일까? 그녀는 내가 믿을 수 있는 화자일까? 그녀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 자유롭게 시공간을 이동하고, 끝나지 않는 길고 긴 문장과 인용부호 없는 인용을 지나다 보면 우리는 그녀를 깊게 이해하게 된다. 그녀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 그녀가 받은 상처와 충격 그리고 스스로 이겨나가는 모습에서 인간 정신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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