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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y1423님의 서재
  •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 윌리엄 해즐릿
  • 15,030원 (10%830)
  • 2024-08-30
  • : 17,302

최근, 자연 상태의 인간과 인간 본성에 관하여 다룬 도서인 루소의 <인간불평등 기원론>을 읽고, 공교롭게 또다시 인간 본성에 관한 에세이집을 읽게 되었다.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는 윌리엄 해즐릿의 국내 첫 에세이집이다. 이렇게 좋은 책이 왜 이제야 국내에 출간되었는지 의문인데, 읽을 사람들은 이미 영어 원서로 즐겼으려나. 루소도 해즐릿도 18세기의 인간인데, 인간 본성은 18세기나 21세기나 달라진 게 없다. 본능은 변하지 않는다. 인간은 혐오를 즐거워한다. 해즐릿의 말을 빌리면, "혐오만이 죽지 않는다."




죽은 사람은 칭송하기만 하고 질투하지 않는 이유에 관하여,


"그들이 숭배와 경의를 받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모든 의혹과 분분한 의견이 죽음으로 일소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혀에는 자유가 있어서 죽은 자들을 칭찬하는 데는 방종해진다. (...) 시간의 손이 그의 빛나는 작품에서 불확실성이나 편견의 안개를 걷어갔기 때문이다."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에 관하여,


'어이-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이 있나? 스스로가 잘못됐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라고 소리치는 해즐릿의 모습을 상상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제목 그대로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의 특징과 왜 그렇게 거슬리는지에 관한 이야기였다. 약 20가지가 넘는 유형을 소개받았다. 실제로 거슬린 사람에 관한 설명도 내가 속하는 유형도.. 마주했다.


학자들의 무지에 관하여,


해즐릿은 마냥 박식해 보이는 학자에 대한 역발상을 제안한다.


"책벌레는 글자로 구성된 일반론의 거미줄로 스스로를 둘둘 말고서 다른 사람들의 두뇌에 반사된 가물거리는 그림자를 볼 뿐이다."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대개 무언가 잘 고안해 내고 편견에서 가장 자유롭다."



셰익스피어에 관하여,


"천재의 힘을 알고 싶다면 셰익스피어를 읽으면 된다. 학식의 하찮음을 알려면 셰익스피어 주석가들을 연구하면 된다."


셰익스피어는 해즐릿 영감의 원천인 듯하다. 셰익스피어 구절의 인용이 끝도 없이 등장한다. 여러 권을 일 회독하는 것보다 한 권을 다 회독하는 것이 더 좋으려나.



목차를 보고 눈치챘겠지만,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에서 해즐릿은, 인간의 여린 살점을 가차 없이 뜯어내고 있다. 발가벗기는 것도 모자라 뼈까지 으스러뜨리려고 한다. 하지만 싫지 않다. 오히려 나의 머릿속을 떠다니던 생각들을 선명하게 해주어서 고맙고, 통쾌하다. 그리고 마지막 주제인 '맨주먹 권투'는 일화를 기술한 형식인데, 해즐릿은 펜을 놓은 시간을 이렇게 보내는구나- 그의 인간미와 마차를 타고 다니는 당대의 정취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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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초크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으나


진솔한 후기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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