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샨은 보통 ‘사회적 리얼리즘‘ 작가로 불린다. 하지만 내가 그의 작품에서 받은 인상은 소련, 동독, 혹은 중국의 ‘사회주의 리얼리즘‘ 회화와는 많이 다르다. 따뜻한 색채가 특징이며, 현실의 충실한 재현이라기보다 마치 어린아이의 그림 같은 감촉과 조형감각을 보여준다. ‘어린아이의 그림‘‘이라고 말하면 오해하기 쉽겠지만, 감미롭고 아기자기하다는 뜻이 아니다. 얄팍한 치유의 의미를 담았다는 것도 아니다. 슬픔이나 노여움 같은 감정이 지닌 본질을 이렇게 따뜻하게 전할 수 있다니.....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벤 샨만의 독특함이다. 167- P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