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가는 비평해야 할 대상을 접하는 동시에 비평의 승산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여기서 비평의 승산이란, 비평가 자신의 시선이 얼마나 진부해 보이지 않아야 하는지 여부다. 그렇기 때문에 비평가 입장에선 비평해야 할 대상의 한계가 너무 명확히 보이는 것도 문제다. 왜냐하면 대상을 접하는 다른 누구도 쉽게 대상의 한계를 지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되면 비평에 담긴 시선은 현명하고 무난해진다. 그렇다면 당신은 궁금할 것이다. 비평가는 누굴 의식해서 자신의 시선이 진부할까봐 걱정하느냐고. 267- P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