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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MAN의 ARCHIEVE
  • 조선은 망할 수밖에 없었다 2
  • 이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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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4
  • : 238

FATMAN의 북 리뷰 시리즈 01-37 : 조선은 망할 수 밖에 없었다 2, 이행기 저, 2022

* 본 리뷰에 들어가기 앞서, 이 글은 서평단으로서 개인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도서협찬

1. 들어가며...

몇년 전 시중의 베스트셀러 중에 화제인 책인 "지리의 힘(2016)"이라는 저서가 생각난다. 그 책에서 우리는 한 국가의 지리적, 환경적 요인이 역사적, 경제적, 정치적 운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공감을 가지게 한 역작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전세계 다양한 국가들의 면모와 역사적 배경을 소개하는 가운데, 특별히 우리 "한국"에 대해 언급한 대목이 우리 독자들에겐 당연히 주목을 받았다.

 한국은 지리적 특성 때문에 강대국들의 경유지가 되었다.

정말 진부하기 짝이 없는 문장이지만, 이처럼 절박하게 우리의 운명을 함축한 문장도 잘 없을 것이다. 중국, 러시아를 위시한 대륙 세력과 미국, 일본, 영국을 위시한 해양 세력의 갈등과 충돌이 필연적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고, 근대사의 그 처참한 역사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후유증은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도 한반도는 두 개의 체제로 분리되어 있으며, 더욱이 두 체제간의 갈등이 정전 협정하에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언제든 국제 정세가 변함에 따라 한반도의 정세는 요동치고 있다. 급기야 북한의 핵무장 선언으로 이어진 갈등이 해법이 보이지 않고, 점점 더 파국으로 치닺고 있는 양상마져 띄고 있어 전쟁의 위협에 대한 불안감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와 비슷한 반도 국가는 태생적으로 숙명을 안고 산다. 자신의 힘이 강성해지면 주변 국가들에게 그 투사력을 미치기 위해 강력한 국가로 발돋움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경우는 자신의 국가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이웃 국가들에게 종속적이 되는 숙명 말이다. 과거 폐망의 역사를 걸었던 "조선"왕국은 그 후자의 극단적 지점을 잘 보여준다.  

2. 저자의 의도...


저자는 정식 역사학도는 아니지만 한국 역사, 특히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로 이어지는 연대의 역사적 비평에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본 연작을 편찬하였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이 시기는 사실 우리 민족의 가장 암흑기에 해당하고, 처참한 삶의 기록들이 가득한 부끄러움이 가득한 역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큰 문제의식을 가지고 본 작을 집필하고자 하였으며, 그 의도가 왜곡되지 않도록 다양한 역사적 사료들의 고증에 촛점을 맞춘 방대한 주석에 각별히 신경쓴 작품이다. 저자가 가지는 문제의식은 "조선의 망국사에 대해 통렬히 비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도 마찬가지이지만 국가도 언제든 과오를 저지를 수도 있다. 다만 그 과오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 비판과 반추를 통해 향후의 그것을 방지하고자 함에 그 의의를 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신념으로 본 작을 집필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이와 같은 의도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에서 본 작의 시도는 시의적절하다고 동의를 한다. 
3. 인상적인 부분...


먼저 본 작의 서술에 있어 "편년체"에 가까운 구성을 취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연도별로 시간의 순서에 따라 주목하는 사건들을 나열하며 그 긴박한 국제 정세와 대비하여 무능한 조선왕조의 실정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2권에 해당하는 본 작의 서술년도는 1850~1905년으로 가장 그 대비가 극적으로 나타나는 시기이다. 잘 알다시피 시대에 뒤떨어진 조선의 건국 이념이라는 정치적 명분에 가로막혀 급변하는 세계 정세와 점점 멀어지고, 소위 "신문물"로 대표되는 제도적, 학문적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해 자신의 통치 기반마져 무너지는 것이 이 당시의 가장 큰 실정이다. 이 실정의 디테일한 부분을 서술하는데 있어,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세부 사건들을 나열함으로써 그 고증에 촛점을 맞춘 부분이 돋보인다.

또한 대외 세력의 간섭이라는 멸망의 또 한 축을 기술하는데 있어, 일본을 비롯한 열강들의 내적 상황 또한 자세히 서술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대외 정책으로 어떻게 조선을 이용하였는지를 상세히 기록한다. (이 부분 또한 분노의 지점 중 하나일 것이다.) 지금까지도 양국의 감정이 안좋은 부분들은 이 지점에서 기인한 것들이 많다. 우리 민족의 입장에서 대외적으로 뻗어나간 적보다는 한반도 내에서 머물러 있던 역사가 훨씬 길며, 설령 영향력을 외부로 투사할 경우에도 점령과 정치적 목적보다는 "방어"의 측면을 위주로 해온 역사가 대부분이라, 대외적으로 주변 국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일본과 중국에 대한 감정이 좋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국가간 행위에 있어 그 이유는 반드시 존재하며, 그들의 그것을 분석하여 향후 또다시 드리워질지도 모르는 위협을 우리가 인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명확히 자신의 서술 지점, 즉 "사관"을 선명하게 드러냄으로써 자신의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랑케의 "실증주의 역사관"으로 대비되는 중립적 사관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어떠한 사료를 발췌하고, 어떤 맥락을 부여하여 기술하는 가는 철저히 그것을 편찬하는 "사람"의 생각을 담을 수 밖에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시 말해, 온전히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반영한 역사적 서술은 애초에 "환상"에 가까운 불가능이라는 말이다. 다만, 그 서술을 대중들이나 여타 관련 학자들에게 평가를 받을 때, 그 의도가 시의적절하지 않거나 다수의 의견에 위배된다면 그것 자체로 평가를 받고 나머지는 받아들이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야 한다는 주의이다. (대신 광범위한 논의는 반드시 사족으로 달려야 한다.) 이 책의 저자와 동조할수도, 또는 반대의 입장에서 의견을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십수년전 뉴라이트 역사학자들의 어처구니 없는 시도처럼 자신들의 본의를 교묘히 숨겨서는 안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그것은 일종의 "사기"에 가깝다.)

4. 아쉬운 부분...

이 책은 "호불호"가 분명히 갈릴 책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나와 같이 저자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독자들이라면, 저자가 소개하는 조선 왕조의 실정에 대한 대목들에게 정말 뼈아프게 다가오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지경이다. 그리고 곧 그에 대비하여 치밀어 오르는 분노의 감정마져 느낄 수 밖에 없도록 매섭게 파헤치고 있다. 바로 이 지점이 저자의 의도가 가지는 오류의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만일 저자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독자라면, 저자의 서술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기술되었다는 인상을 받을 것이며, 이는 곧 그 주장의 신빙성에 대한 공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다. (실제로도 본작에 대한 주변 평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극도의 불호에 가까운 평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책에서 그 진의가 아무리 훌륭하다 하더라도 그 의의를 반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명성"을 앞세운 저자의 용기있는 시도는 개인적으로 높이 평가하고 싶다. (반드시 역사책이 전공자들만의 독점 소유물이 되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은 동의하지 않는다.)

5. 나오며...

모든 국가의 정치 세력들은 자국의 영광을 부르짖으며 위대함을 강조하기 마련이다. 거기에는 다분히 자신들의 정치적 의도를 내포하게 할 수 있으며, 국가주의 차원에서의 통치 기술의 편의성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다만 내가 걱정하는 것은 지식인들(언론 포함)의 사명이다. 견제받지 않는 힘은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이라고, 국가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중들을 기만하는 선전을 역사학적으로 시도한다면, 그에 대한 비판과 다른 진실을 알려주는 것이 그들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에게 "지식인"으로서의 존경과 신뢰를 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 사회는 결코 그렇지 못한 행보를 보인것이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의 시도들, 과거 이병도 씨를 위시한 "친일사관"에 가까운 실증주의자들, 그리고 아직도 반공주의라는 이념의 논쟁에 사로잡혀 한쪽 진실만을 이야기하고 싶은 세력들마져 언론에서, 미디어 매체에서, 더욱이 극우 유투버에서도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다. 물론 현재 대한민국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이다. 그리고 누구나 자기 생각을 논의할 자유가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구 시대적인 전체주의 논리에 가까운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그런 현실에서 저자의 이번 이야기는 그 지식인들의 의무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좋은 시도였다고 평가한다. 후일에도 더 나은 작품으로 연작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조선은망할수밖에없었다 #이행기 #메이킹북스 #조선 #역사 #일제강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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