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 뮈쇼의 <종이여자>를 처음 읽기 전에 책 표지에 적혀있는 대략적인 이야기들로 미루어보아 영화 <루비 스팍스>와 비슷할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그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특히 이야기 전체에 걸쳐 등장하는 빌리(혹은 릴리)는 책을 읽는 나조차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해주는 에너자이저 같은 존재였다. 빌리가 소설의 세계에서 벤의 현실세계로 들어간 듯이 빌리는 나조차도 그들의 "현실세계"로 끌어당긴 듯 했다.
책을 읽으며 정말 오랜만에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까지도 씁쓸하거나 허무한 여운이 아닌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이 책을 아직 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기욤 뮈쇼의 환상적인 세상으로 하루빨리 발을 들여놓기를 권한다.
이 책으로 나는 그의 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