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책을 읽으며 생생한 분노를 느끼기도 했고, 장태완 장군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저술하는 그의 용기가 아니었다면 영영 밝혀지지 않았을 그날의 진실. 그리고 그날 이후 장태완 장군이 겪어야 했던 가슴 아픈 이야기. 그 모든 것이 담긴 <12.12 쿠데타와 나>는 영화 <서울의 봄>을 본 이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12.12 쿠데타와 나>를 읽는 내내, 이 책 덕분에 영화 <서울의 봄>이 나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장태완 장군이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는 부분. 당시의 감정을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는 부분을 보며 영화 속 몇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서울의 봄>을 본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12월 12일 그날 이후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본 후에 저는 궁금했습니다. 이태신 장군이 향후 어떻게 되었는지. 그는 이후에 어떤 삶을 살아갔는지 말입니다. 그 궁금증은 이 책을 통해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며 참으로 화나고, 또 슬펐습니다.
옳은 일을 했으나 그가 겪어야 했던 수난은 너무 가혹한 것이었습니다. 2개월의 수감, 아버지와 아들의 죽음. 그리고 그 사건들을 겪으며 장태완 장군이 했던 생각들. 그런 와중에 그가 가지게 된 사명들. 진솔하고도 단단한 그 이야기가 모두 적혀 있는 책입니다.
또한 당시의 사건을 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12.12 쿠데타와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질문과 대답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훌륭한 책이라고 할 수 있죠..
누구보다 군과 국민을 먼저 생각했던 군인. 아내를 사랑하고 자식들에게 헌신하고자 했던 아버지. 인간, 장태완. 그가 남긴 글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많습니다.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복기하는 한편,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일. 누구보다 진지하게 삶을 대하던 그의 태도를 기억해보는 일. 그러므로 앞으로 부끄럽지 않을 우리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일.
책을 덮고 나서 이렇게 많은 감정과 생각이 몰려온 책은 오랜만이었던 것 같습니다. <서울의 봄>에서 당시 현장의 에너지를 느껴보신 분들이라면,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꼭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