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교육은 난공불락이라는 대목부터 나는 벌써 작가 편이 되어 있었다. 주인공 ‘강교민’이라는 이름은 무슨 뜻이게? 하며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해답이 책 안에 들어져 있는 건가? 어서 찾아보자 하는 마음으로 읽다 보니 순식간에 두 권을 다 읽었다. 읽는 내내 작가 조정래란 사람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현 정권뿐만이 아니라 역대 대통령들의 그릇된 정책에 누구 눈치하나 보지 않고 직설적으로 비판한 대목에서는 나도 모르게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이 정도 내공이 되어야 이렇게 비판할 수 있는가 보다! 아니 어쩌면 작가 조정래니까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미 FTA체결시 광우병 소고기 파동을 일으킨 정부에는 대기업에서 한평생 돈벌이만 해서 그런지 사회학적 인식과 소견이 많이 모자란다며 돈의 무한 횡포에도 그저 굴종만 하는 사기업 직원들과 국민들이 같은 줄 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일제 시대의 잔재인 일제고사를 부활시켜 전국적인 경쟁 유발과 성적순 줄 세우기로 전국 석차를 공개하여 더욱 사교육분위기를 조장했다고 한다. 그 결과 성적을 비관하여 자살하는 학생들의 수가 늘어나고 폐륜적인 사건도 일어났다. 나도 기억이 난다. 몇 년 전에 광주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 성적향상을 부추기는 엄마와 엄마의 기대에 부응 못한 아들의 갈등에서 병적으로 집착한 엄마는 아들을 심하게 학대를 했고 학대를 견디다 못해 정신이 피폐해진 아들이 엄마를 골프채로 때려 숨지게 한 사건...지금도 성적을 비관하여 자살하는 학생들이 해마다 늘어난다는 사실에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엄마의 과욕이 부른 참상이 아닐 수 없다.
부모가 자식에 대한 과욕을 버리고 바르고 참된 사람이 되게 도와주는 진정한 동반자가 되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유현우의 부인한테는 엄마가 자신의 잘못을 이성의 힘으로 납득하고 시인했을 때에만 비로소 다다를 수 있는 지난한 길이 ‘다 포기하는 것’이라며 일침을 가한다. 모성이 강할수록 자식에 대한 욕망은 커지고, 욕망이 클수록 집착하게 되고, 집착이 클수록 시행착오를 많이 범하게 되고, 시행착오가 많을수록 자기 아집이 강해져 다 포기는 불가능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식견이 부족한 내 머릿속에서 굴러다니는 단어들의 퍼즐을 어쩜 이렇게도 잘 맞추어 놓았을까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학부모들에게 또 교사들에게 지침서가 될 수 있을만한 책. 풀꽃도 꽃이다를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