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누구나 피하고 싶은 것.
알지 못하기에, 더더욱 두려운 것.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결코 평화롭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더 맞이하고 싶지 않은 것.
그렇지만 피할 수 없는 것. 아직까지는. 언젠가는 피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면 지구가, 우주가 견디지 못하겠지. 포화상태가 될 테니까.
이렇게 죽음은 생각하기조차 싫은 것. 남에게 일어날 수는 있지만 내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 또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 그러나 살면서 점점 죽음을 만나게 되는 횟수가 늘고, 언젠가는 그것이 자신에게도 올 것임을 생각하게 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지만, 누가 죽음을 즐길 수 있을 것인가. 죽음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만, 죽음 앞에 담담할 수는 있겠다. 담담함. 그것이 겉으로 꾸미는 일일지라도 그렇게 보이도록 한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덜 충격을, 슬픔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한때 '유언장 쓰기'가 유행했었다.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고 어떤 말을 남길까 생각해 쓰는 활동. 이는 죽음을 생각한다기보다 죽음으로 인해 삶을 더 잘살기 위한 방편으로 하는 활동이기도 했다. 죽음이라는 끝을 향해 가면서 삶을 의미 있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이와 비슷한 활동이 '관 속에 누워보기'란 활동이 있었다. 죽은 다음 들어가는 관. 그 속에 들어가 있으면서 죽음과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상황을 경험해보라는 것. 다 삶을 잘살기 위한 방편의 활동이었다.
이렇게 우리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비슷한 활동을 하면서도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더 의미 있게 보내는 방편으로 활용을 한다. 역시 죽음은 내 일이 아닌 것이다. 내 일이 아니기에 이런 활동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역시, 내 삶은 소중해! 하면서.
하지만 이 책은 그것과는 다르다. 우리가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죽은 다음의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를 알려주고 있다.
아파서, 나이들어서 또는 사고로 죽은 세 명의 사람을 예로 든다. 그들 죽음의 원인은 다를지라도, 또 죽음의 원인에 따라서 다음 과정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죽음 직전에 신호가 오고(사고는 물론 다르다), 고통이 함께하며, 그 다음에 숨이 멎는다. 숨이 멎으면 신체에 변화가 오고, 의사가 와 죽음을 확인하고 증명서를 내준다. 다음 장례 절차가 진행이 되고, 매장 혹은 화장이 된다. 그 다음에 기일을 맞이하여 주변 사람들이 추모를 하고, 점점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다.
이런 과정을 자세하게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어서 알려주고 있는 것이 이 책이다. 우리는 대체로 죽음 하면 죽어가는 과정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이 책은 전체적인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표를 보라.

삶과 죽음의 곡선이 위아래가 반대인데, 이상하게 두 곡선이 만나서 연결되지 않는다. 이 말은 삶과 죽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다. 마치 영화기법 중에 OL(오버랩) 기능처럼 겹치는 시간.
이렇게 삶 속에서 죽음이 시작하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죽음을 자신이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 죽음은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닌 자신의 것이기 때문이기도 한데... 이 구절을 읽으면서 예전 우리나라 어른들이 죽음을 준비하던 것이 생각났다.
자신의 무덤을 미리 마련하고 (선산이 있는 경우 말고도, 근대에 들어서도 자신의 무덤을 미리 마련해두는 어른들이 많았다), 죽어서 입을 수의를 맞추어 놓았으며, 또한 죽은 후에는 어떻게 하라는 말까지 (유언이라고 할 수 있다) 하고, 어떤 이들은 죽음을 맞이하여 스스로 곡기를 끊고 죽음에 이르기도 했다고 하니.
그런 전통들이 사라져가고, 이젠 죽음마저도 의사의 손에 맡겨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럼에도 죽음은 자신의 것이라고... 준비하는 것이 죽음의 에티켓이라고 하는 듯하고... 죽은 다음에야 이제는 장례 절차에 따라 살아있는 사람들의 몫이지만, 그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장례를 끝내는지를 다큐멘터리 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면 예전의 '유언장 쓰기, 관 속에 누워보기'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래, 적어도 갈 때 올 때보다 좋은 모습으로 가야 하지 않겠는가 하니, 그만큼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여전히 죽음은 두렵지만 그렇다고 피할 수는 없으니, 저자의 말대로 '그렇기에 우리는, 당신은, 나는 준비해야 합니다. / 내 삶이 오직 나 자신의 방식이었던 것처럼 죽음 또한 온전히 내 방식대로 이뤄져야' 하기 위해서라도 기본적인 준비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그만큼 죽음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 책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