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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서림(道談書林)
  •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 이종산 외
  • 10,800원 (10%600)
  • 2018-08-14
  • : 897

'우리는 이해받기 위해 이해하기 위해 / 사랑하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이야기가 되었다. / 이야기의 힘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 살아 있게 하고 사랑하게 한다. / 그러니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 이야기가 끝나더라도.' ('기획의 말'에서. 8-9쪽)


'퀴어'란다. 정상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난다고 여기는, 그러나 정상이라는 범주는 정해져 있지 않다. 이러한 정상이라는 범주를 확장하면 '퀴어' 역시 정상이라는 범주에 들어오게 된다. 


사랑이라는 범주에 '정상'과 '비정상'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일 수가 있는데도 굳이 사랑을 종류로 나누고, 그 종류에 따라 '정상/비정상'의 범주에 넣으려고 하기도 한다.


어느 한 쪽 범주에 넣은 것이 '비정상'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그러니 기획의 말에서 말한 '이해받기 위해/이해하기 위해'라는 말, 무언가를 의식하는 말이다. 


이해받기 위해서, 또는 이해하기 위해서 이야기를 만든다. 이야기는 다른 세계를 우리 세계로 들여오기 때문인데... 다른 세계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게 만드는 힘, 그것이 바로 이야기의 힘이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이해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며, 살아가게 된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야기가 끝나더라도 끝이 아니다. 이야기로 시작된 사랑은, 이야기가 끝나더라도 사람들 마음에 남아 있는다. 이야기로 남아 있기도 하고, 또 사랑으로 남아 있기도 한다. 


다가온 사랑. 그러한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이야기와 더불어, 또 이야기 없이도 사랑은 삶 속에 남아 있다. 이러한 사랑을 어떤 특정한 범주에 넣으려고 하는 것, 이것 자체가 이야기의 힘을 망각하는 행위다.


이야기는 어느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모든 것에 속하고,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 것. 그냥 이야기로 존재하면서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것. 그것이 바로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가 바로 사랑이다. 따라서 사랑은 어떤 범주 속에 갇히기도 하지만, 어떤 범주에도 갇히지 않는,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그것이 사랑이다.


이 소설집에는 그러한 '사랑'이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서 펼쳐진다. 6명의 작가가 펼치는 이야기. 6명의 작가가 보여주는 사랑. 이 사랑 이야기를 읽고, 이 사랑 이야기가 끝나도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사랑은 우리 마음 속에서 계속 이어진다. 


짧은 소설들이다. 또 이 소설집은 특징이 있는데, 각자의 이야기가 다른 이야기의 변주라는 것이다. 


이종산 '별과 그림자'            <-   캐서린 맨스필드 '가든파티'

김금희 '레이디'                 <-   제임스 조이스 <더불린 사람들> 중에서 '에러비'

박상영 '강원도 형'              <-   오스카 와일드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임솔아 '뻔한 세상의 아주 평범한 말투'   <-   허먼 멜빌 '선원, 빌리 버드'

강화길 '카밀라'                 <-   조지프 토머스 세리든 르 파누의 '카밀라'

김봉곤 '유월 열차'              <-   미야자와 겐지 '은하철도의 밤'


작가가 이 작품들을 의식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작가들이 참조한 작품을 꼭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먼저 읽었다면 두 작품을 비교하면서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지를 살피면서 읽는 재미가 있을 테지만.


각 작품의 줄거리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 소설집에서는 '퀴어'라 할 수 있는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한 사랑을 '비정상'이라는 틀에 가둬,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당장 멈추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을 이야기를 통해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 사랑은 모두 정상이고, 비정상이다. 우리 마음 속에 들어찬 사랑은 때로는 사람을 너무도 평범하게 만들지만, 어떤 때는 너무도 비범하게 만들기도 하니까.


이렇게 사랑은 모두 '퀴어'함을, 이 소설집에 실린 이야기들을 통해서 느끼게 된다. 여기에 작가들이 참조한 작품들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니, 이야기가 이야기를 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이 소설집에 실린 그야말로 '퀴어'한 이야기들을 통해 사랑의 여러 모습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소설집의 이야기들은 끝났지만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바로 이것이 이야기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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