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 유예가 없다는 발표. 그러니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라고 하는 정책. 그러자 똘똘한 한 채를 지니고 있는 사람은? 이라는 의문이 나오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보유세 인상 운운하는 말이 나오고 있고.
그런데 똘똘한 한 채라는 말이 어디에서 왔을까? 그건 강남에서 온 말이리라. 강남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보통 사람들은 살 수 없는 금액이 되었으니...
청년들이 집을 포기한다는 말이 나온 지가 오래되었는데, 이때 집을 포기한다고 했을 때 집의 기준이 강남이면 당연히 포기할 수밖에 없다. 무슨 집값이 평당 1억도 아니고 2억에 가까운지... 어떤 곳은 평당 2억도 넘으니... 누가 집을 살 수 있겠는가.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으로 강남 집값이 내려간다고 하는데, 그 폭이 몇 억이다. 그런데 몇 억을 내려도 도저히 살 수 없는 가격이다. 보통 서민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집값 상승의 원흉으로 불리는 강남. 도대체 강남은 어떻게 해서 그렇게 부촌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는가?
도시문헌학자 김시덕은 어린 시절에 강남에 살았다고 한다. 그는 강남의 변화를 체험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의 체험만이 아니라 여러 자료들을 살펴 강남의 역사와 앞으로의 전망을 살피고 있다.
그에 의하면 강남하면 우리는 아파트를 먼저 떠올리지만 강남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집들은 아파트가 아니라고 한다. 소위 주택이라고 불리는 집들과 빌라라고 하는 집들이 대다수고, 예전 골짜기에 아파트들이 들어섰다고...
이 아파트들도 계획적으로 강남 3구에 들어선 것이 아니라 중구난방으로 들어섰다고 하는데, 본래 상습 침수구역이던 강남에 치밀한 대책 없이 아파트들과 도로들, 지하철이 들어서서 홍수에 취약한 점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한다.
강남 개발의 처음에는 강북에 살던 사람을 강남으로 이주시키려는 계획이었으나, 집들을 지어놓고 교통 편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강북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다는 사실.
여기에 지금의 잠실이 잠실도라는 섬이었는데, 강남 개발을 추진하면서 한강의 지류와 본류를 바꾸어 잠실을 강남에 묶어놓았다는 것. 지금 잠실 롯데월드 근처에 있는 석촌호수는 본래 한강이었는데, 강남 개발을 하면서 한강을 막아 호수가 되었다는 점.
강남 개발의 목적이 안보 문제였다는, 즉 강북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밀접해 있으면 유사시 피난하기가 힘드니, 인구를 한강의 남쪽으로 분산시켜야 한다는 목적으로 추진했다고, 그래서 강남의 모 아파트 단지에는 총을 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었다고, 또 그린벨트라고 개발제한구역이 환경을 지키기 위한 목적보다는 군사상 안보의 목적이 있었다는 점 등 강남의 역사에 대해서 시대 순으로 어떻게 개발이 되었는지, 그렇게 개발되었을 때 나타난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면 강남의 역사를 알 수 있고, 또 앞으로 확장 강남이라고 해서, 강남의 미래도 알 수 있게 되는데...
정부 주도로 강남 개발을 하다가 도중에 더 남쪽에 관심을 두어 강남 개발에서 거의 손을 떼었다고 하지만,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면서,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어 강남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는 점. 여기에 온갖 투기 세력들이 가세해서 더욱 집값을 올려놓았는데...
한번 오른 가격이 잘 내려가지 않고 또 많은 편의시설이 들어오면서 강남이 각광을 받게 되었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서 잘 보여주고 있다.
결국 강남의 집들은 똘똘한 한 채의 대명사가 되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강남이라고 해서 다 부유한 사람들만 산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
도로를 사이에 두고 비닐하우스가 있던 곳이 강남이라는 것, 강남 개발을 위해 쫓겨난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적어도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소수에게만 이득이 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남 개발의 역사를 통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으로도 이 책은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