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비상계엄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 책은 그렇게 시작하지만 이 책에 실린 내용은 그 전부터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인생 역정이 간략하게 담겨 있는 책. 주로 그가 한 연설을 실었는데, 연설이 무엇인가? 자신의 생각을 밖으로 표출해서 검증받으려 하는 일 아닌가. 자신에게 한 약속이기도 하고, 국민에게 한 약속이기도 한 것이 바로 연설이다.
국회에서, 거리에서 한 연설이 이 책에 실려 있으니, 대통령이 되기 전에 한 연설이니까 더욱 의미있게 살펴야 한다. 연설할 당시는 자신의 정치철학을 실현할 자리에 있지 않았지만, (물론 야당 대표도 어느 정도 이러한 정치철학을 실현할 수는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대통령만큼 정치철학을 잘 실현할 자리는 없다) 이제 그는 자신의 정치철학을 실현할 자리에 있다.
그리고 1년이 되어간다. 5년 중 1년, 임기의 20%, 또 대통령으로서 가장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때, 이때 그가 자신이 한 말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를 이 책을 읽으면서 살피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앞으로 남은 임기도 기대하면서...
아직 섣부른 판단을 할 수가 없지만, 책에서 주장한 내용이 어느 정도 실현가능한지는 판단할 수 있겠다. 정치인만의 정치가 아니라 결국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국민이 주권자로서 정치에 당당하게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될 일이다.
결과를 떠나서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면, 그의 정치철학은 현실에서 실현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이 책을 통해서 이런 정책은 실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국민소환제다. 누구를? 국회의원을... 그도 이렇게 말했다.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도록 하겠습니다.'(217쪽) - 2025년 2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3권분립을 하는 이유가 서로 적절한 견제를 통해서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국회는 입법부로서 법률을 제정하기도 하지만, 행정부를 견제하기도 한다. 국정감사를 통해서 국민을 대변해서 공권력이 제대로 행사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을 제대로 못하고, 행정부와 입법부가 짬짜미가 되는 순간, 민주주의에서 멀어진다. 말뿐인 삼권분립이 되는 것인데...
입법부와 행정부, 그리고 사법부가 결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또 국민들의 주권 행사를 위해서도 선출직 의원들을 소환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는 필요하다.
선거날 전까지 그들이 국민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선거일이 끝나도 국민을 섬기도록 하는 방책이 바로 언제든 일을 잘못하면 소환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면 선거일이 국민에게 머리를 숙이는 마지노선이 아니라 임기 내내 또 국회의원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준비 기간 내내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이 무엇을 해야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실천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국민소환제'에 대한 논의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으니... 야당의 대표로서 국회에서 연설했지만 곧 대선이 있었고,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었으니, 이것은 이제 국회, 특히 민주당의 몫이 되었다고 해야 하나. 조금 더 기다려야 하나? 아니면 없던 일처럼 묻히고 말 것인가, 지켜봐야겠다.
다음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인데...
'내란수괴 윤석열과 내란 잔당들이 대한민국에 가장 큰 위협입니다. 내란 세력의 신속한 발본색원만이 대한민국 정상화의 유일한 길입니다.'(133쪽) - 2024년 12월 27일 내란 사대 대국민 성명
하, 이거 아직도 진행형이다. 대통령이 바뀐 지 한 해가 다 되어 가는데, 재판은 지지부진이고, 판결은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고...
여전히 윤어게인을 외치는 집단이 있고, 그를 옹호하는 정당이 있으며, 이런 세력들과 손을 끊지 못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을 어찌할 수 없는 상황.
이것 역시 국민소환제와 연결이 된다. 국민이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는 권한이 없을 때, 한번 선출된 국회의원은 국민의 뜻에 반할지라도 4년 동안의 임기가 보장이 된다. 그러니 누가 국민의 눈치를 보겠는가. 선거철이 임박해서야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하지...
이러니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것이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겠지.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지. 아직 한 해도 채 안 되었으니... 여러 정책들이 제시되고 있으며, 전 정부와는 다르게 다양한 의견을 들으려 하고 있으니... 입틀막은 이 정부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 믿고. 발본색원의 주체가 국민이 되어야 하는데...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들이 이 책에 실려 있는데, 대통령이 되기 전에 자신의 정치철학을 담은 연설들이 주로 실려 있다. 그러니 이 연설들에 있던 내용들이 이제 하나하나 실현되기를 바라고...
적어도 이 말에 대한 믿음은 있다.
'정치에서 우선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의지와 방향이다. 능력은 그 다음의 문제다. 의지와 방향이 있다면 부족한 능력은 다른 쪽에서 끌어다 쓰면 된다. 그래서 능력의 유무는 차선이고 무엇을 지향하는가의 의지와 방향이 더 중요하다.' (159쪽)
이런 의지와 방향을 이번 정부는 '국민주권정부'라는 이름으로 표명했다. 국민주권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이런 의지와 방향이 정해졌으니 이제는 능력 있는 사람들을 발탁해서 그것이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