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에 대해서는 이름은 들어봤다. 그냥 빛조차도 빠져나올 수 없는 존재라고. 우주에 블랙홀들이 있고, 이 블랙홀들이 다른 별들도 빨아들인다고. 그렇다면 블랙홀에 들어가면 종말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블랙홀이 수많은 별들을 빨아들인다면 그 크기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 아닌가 하는 생각. 하지만 블랙홀이 있다면 화이트홀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블랙홀로 들어가 화이트홀로 나온다라는 상상만 했을 뿐이다.
진짜 화이트홀이 존재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화이트홀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고 봐야 하는데...
과학에 대해서는 무지한 편이다. 과학 중에서도 천문학에 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방대한 우주 또는 광활한 우주라는 생각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별을 보면 마음이 좋아지듯이 천문학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하고 있는데...
이 책은 화이트홀에 대한 책이다. 그런데 화이트홀에 대한 책이지만 블랙홀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블랙홀과 화이트홀, 내 상상에서는 입구와 출구라고 방향이 정해진, 서로 다른 곳을 향하는 존재였는데, 이 책을 읽어보면 방향은 반대이지만 블랙홀의 입구가 화이트홀의 출구가 되니, 두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진행이 되는 방향이 달라지는.
이 책에 의하면 블랙홀과 화이트홀은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다. 즉 화이트홀일 때는 화이트홀이고, 블랙홀일 때는 블랙홀이어야 한다. 방향은 두 방향이 동시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들은 불가역적이다. 이 방향 저 방향이 될 수 없다.
또한 특정한 크기 이상으로 작아질 수 없고, 또 커질 수도 없다. 블랙홀의 크기보다 화이트홀의 크기가 작다. 블랙홀에서 화이트홀이 되는 순간 열로 에너지가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주에는 블랙홀도 있지만 화이트홀도 있다. 적어도 이 책에 의하면 그렇다. 그리고 이런 블랙홀과 화이트홀 내부를 우리는 볼 수 없다. 우리는 지평선만 볼 수 있을 뿐이다. 그 지평선을 가지고 블랙홀과 화이트홀 모두를 안다고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우주에는 우리가 모르는 물질들이 있는데, 이를 지금은 암흑 물질이라고 하는데, 저자는 이 암흑 물질이 어쩌면 화이트홀이지 않을까 하는 가정을 하고 있다.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한데... 그렇다면 우주의 빅뱅은 블랙홀에서 화이트홀로 바뀌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는데...
'암흑 물질의 일부는 어쩌면 수십억 개의 작고 섬세한 화이트홀로 이루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블랙홀의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잠자리들처럼 우주를 가볍게 떠다닐 화이트홀 말입니다.' (181쪽)
전문적인 용어보다는 쉽게, 문학적으로 논지를 풀어가고 있어서, 이해의 차원을 넘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과학책을 이렇게 문학적으로 써도 되나 싶을 정도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데, 구체적인 수학 공식같은 것을 배제하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읽어도 여전히 블랙홀과 화이트홀의 존재를 알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주라는 미지의 세계를 맛보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