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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민님의 서재
  • 중학생의 세계
  • 이금주
  • 15,300원 (10%850)
  • 2023-10-12
  • : 285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한 번도 육아가 쉽다고 생각되었던 적이 없다.

특히 첫째 아이일 경우는

경험치가 없어서 모든 것이 처음이라서

아이 못지않게 양육자의 부담과 걱정이 더 크다.

첫째 아이가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데

초등과는 또 전혀 다른 중학생의 생활이

미디어에서 자주 들려오는 뉴스 때문에 더 걱정이 된다.



[중학생의 세계]

20년째 중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사춘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금주 저자의 책이다.

2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아이들을 봐오셨을까..

세월에 따라 변화되는 면도 있겠지만

그 나이가 가지는 고유한 특성은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20년 동안 중학생들과 생활하면서

많이 안다고, 파악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내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

엄마로서는 막막했다고 고백한다.

그래도 한 분야에서 쌓은 20년의 경험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초보 엄마에게는 큰 힘이 된다.



책에서는 중학생들의 특징적인 말투와 에피소드들이 많이 나오지만

저자가 베테랑 교사로서의 성장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초임 때는 단호히 아이들을 대하면서 문제가 생겼던 일들도

이제는 유연히 아이들을 설득해서 교실의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도 아는 교사다.



어른들이 10대 학생들을 보면서 좋을 때다, 이쁘다 하는 이유가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즐기는 인생이

찬란히 빛나고 아름답기 때문일 거다.

그 속에 있는 아이들은 정작 깨닫지 못할

그 시절의 아름다움을..


나에게도 비 오는 날의 예쁜 추억이 있다.

중학생 때 교복을 입고 버스를 타는 단짝 친구를 위해 함께 버스를 기다리는데

비가 엄청나게 내려서 우산을 쓰고 있는데도 옷이 다 젖고 있었다.

그러다 지나가는 차가 바닥에 고인 물을 왕창 퍼부우면서

그나마 비를 조심하던 우리는 에라 모르겠다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비를 맞고 발로 마구 물장구치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그날의 일은 마치 청춘영화의 한 장면처럼 나에게 예쁘게 남았다.




중학생의 세계에서도 어른들의 세계 못지않게


나름 치열하고 인기가 많은 사람은 그 이유가 있다.

아이들도 다 보는 눈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형의 아이는

어른들 세계에서도 또한 그런 유형이 인정받지 않을까 싶었다.

곧 중학생이 되는 아이에게

꼭 얘기해 줘야지~






어른들이 보기에는 마냥 좋아 보이는 중학생 시절이지만

그들 나름의 힘겨움은 있을 것이다.

인생이라는 여정에 어느 시점이 쉬울 수가 있을까..

여정을 하는 스스로가 겪는 모든 일은 처음 경험하는 것이고

경험치를 쌓으면서 내공을 쌓고 노하우를 터득하는 과정일 뿐이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에서

결코 평탄하고 편안하지 않은 어른들에게

주인공 지안이 "전 빨리 그 나이 됐으면 좋겠어요. 인생이 덜 힘들 거잖아요."라고 한다.

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세상이 쉽고 편할 줄 알았다.

내가 번 돈으로 사고 싶은 걸 사고 먹고 가고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막상 어른이 되고 나니 인생에서 덜 힘든 시기란 없는 것 같다.

그나마 즐겁거나 행복한 순간들이 있을 뿐이다.

그 순간들을 기억하면서 힘든 여정을 버티고 지내는 것 아닐까?


어른이 되어가는 몸과는 다르게 정신적으로는 미성숙한 중학생이

그 시간을 잘 지내고 여물어 좋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들을 응원하고 '괜찮은' 어른으로 곁에 있어주는 것이

성장하는 아이들 옆에 있는 어른들이 할 일이다.







최근에 많이 접했던 안타까운 교실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저렇다고?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저자가 겪었던 일들을 보면서도

(신발 끈 묶어달라고 하고,

본인이 분노조절장애라는 이유로 대놓고 선생님을 무시하고

잠자는 아이를 깨웠다고 욕을 하는...)

진짜 이런 철없고 못된 아이들이 있다고?? 충격적이었다.


이런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늘 아이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작은 사회인 교실의 질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버티는 선생님들이

감사하고 안쓰러웠다.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분위기가 정착되어

아이들이 좋은 어른으로 커갈 수 있기를 바란다.




친구들 간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공부가 중요한 일인 아이들이

왜 공부를 하는지 모르겠고

'공부'에 관해 부정적인 단어를 떠올린다는 사실이 서글프게 느껴진다.


나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도

공부가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공부에 대한 온전한 즐거움을 느끼기에는

다른 힘겨움과 생각들이 많았던 거 같다.


그래서 아이에게 융통성 있게 말해주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또 내 머릿속에서는

아이 미래에 대한 온갖 우려와 불안이 밀려온다.




중학생 아이와 이 시기를 잘 지낼 수 있는 팁이

희로애락의 부분으로 설명해둔 점이 흥미롭기도 하고

앞으로 첫 중학생의 스타트를 끊을 큰 아이와 나에게 큰 도움이 될 거 같다.


생각보다 단순한 중학생들에게

각 잡고 훈계 같은 칭찬 대신

툭툭 던지듯 하는 단답형 칭찬과

비싸지 않은 카톡 선물을 가끔 하기.



참지 못해 쏘아내는 분노의 말 폭탄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말고 유연히 흘려보내기.

따끔히 혼내야 할 때는 절대 감정을 넣지 않기.



슬플 때는 인생은 원래 그렇다는 꼰대 같은 말 대신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너무 꼬치꼬치 묻지 말고 공감해 주기.





아이들에게 나도 자주 꿈에 대한 질문을 해댔다.

꿈이 없다고 하면 이렇게 해서야, 인생 목표 없이 괜찮나..? 큰일인 거처럼 걱정을 하고

뻔한 직업 얘기를 하면 잔소리를 장황하게 늘어놨다.

아이 입장에서는 그 상황이 얼마나 답답하고 어이없었을까 반성하게 된다.


몸도 마음도 혼란 속에서 성장하고 독립할 준비를 하는

중학생들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거 같아

마냥 두렵고 걱정되던 마음에서 어느 정도 마음의 짐을 덜어낸 기분이 든다.


다섯 살 아이를 대하듯 해보자는

저자의 말처럼

중학생은 다 큰 애가 아닌 성장하고 있는 아이일 뿐이므로

나부터가 좋은 어른으로 곁에서 응원하고 위로하는 동행자로

함께 해야겠다.


※ 이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 네이버 카페에서 진행된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도서를 증정 받아 읽고

가감 없이 주관적이고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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