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탈피지향
  • 시도니아의 騎士 15
  • 니헤이 츠토무
  • 8,100원 (10%450)
  • 2016-07-29
  • : 416



 니헤이 츠토무의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하드한 SF적 세계관을 손에 꼽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장르에 관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니헤이 츠토무의 스토리텔링에는 다른 만화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다. 츠토무의 작품들은 모든 작품이 병렬적으로 사건을 다룬다. 이는 최신작인 '시도니아의 기사'도 다르지 않다.


 '시도니아의 기사'는 크게 3가지 관점이 서로 교차한다. 시도니아의 내부적인 일, 외부적인 일, 그리고 조종사 '타니카제 나가테'의 일이다. 3가지 스토리는 복잡하게 얽히고 궁극적으로 인류의 미래까지 이어진다. 무엇하나라도 빠지면 인류의 미래는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가 '시도니아의 기사'를 읽을 때 주목할 점은, 이 3가지 스토리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느냐이다.


 '타니카제 나가테'는 전형적인 파일럿이자 주인공이지만, 위기로부터 시도니아를 구해낸다는 결정력 외에는 그 존재 자체로서 두각을 보이는 면은 없다. 사실상 시도니아는 함장 '코바야시'와 부함장 '미도리카와'를 비롯한 여러 선원들에 의해 이끌어진다. 그들이 없다면 가우나의 습격으로부터 시도니아는 안전할 수도 없다.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3개의 스토리라인도 점차 명확해진다. '타니카제'의 스토리를 빼면, 시도니아의 내부적인 일들은 '코바야시'를 중심으로, 외부적인 일들은 '미도리카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코바야시'의 인류 존속에 대한 사명, 또한 그것을 초월한 '사이토'에 대한 동경과 집착은 '타니카제'와의 만남을 통해 점차 변화의 계기를 맞이한다. 엄밀히 말해서 '타니카제' 개인의 힘 때문이라기보다는, '타니카제'에게 영향을 받은 주변 사람들 덕분일 것이다. 냉철하고 임무중심적이며, 때로는 지독한 매니아 같은 면모를 가진 '코바야시'가 최종장에 이르어 시도니아를 침입한 가우나와 격전을 펼치는 장면은 그런면에서 감회가 새롭다. 단순히 인류 파종선이 아니라, 결전에 임한 원정대가 돌아올 장소, 시도니아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역시나 그녀 특유의 전투 센스로 가우나를 시도니아에서 몰아낸다.


 오빠에 대한 미련, '타니카제'에 대한 마음을 정리한 '미도리카와'는, 원정대의 지휘관으로서 능력을 아낌없이 발한다. '코바야시'가 자신의 직무적 책임을 극복하고 한발 나아갔다면, '미도리카와'는 반대로 한명의 소녀(?)가 아닌 '책임을 진 지휘관'으로 변화한다. 어떻게 보면 '코바야시'와 포지션을 서로 교환한 느낌도 든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인 천재소녀는 천재라면 당연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사명감으로 결전에 종지부를 찍는다. '코바야시'가 앞서 외친 "발사."와 '미도리카와'의 대사 "발사!"가 묘하게 겹쳐지면서도 대조적인 느낌이 드는 이유는 그 때문일 것이다.


 '타니카제'는 결국 결전에서 '오치아이'와 조우하고, 렘 항성에서 격전을 펼친다. 이는 결국 과거 '사이토'와 '오치아이'의 싸움의 연장이다. 인류는 그 자체로 완전한 종이되어 우주를 떠도는 존재가 되어야 의미가 있을까? 아니면 현재의 종 자체는 불완전하더라도 서로 힘을 합치고 미지의 장소를 개척해야 의미가 있을까? 이 두 물음의 충돌이 인류의 새로운 태양이 될지도 모를 렘에서 펼쳐진다는 것이 재밌다. 이 둘은 절대 공존할 수 없는 것이다. 평소의 백치와 같고 순진하던 '타니카제'가 이 순간만큼은 결의에 차서 '오치아이'와 대결한다. 이는 그 혼자만의 의지가 아니다. 시도니아의 수많은 선원들과의 삶, 그리고 '쿠나토'의 진심어린 조언이 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그는 인류이면서 동시에 "시도니아의 기사"인 것이다.


 3가지 이야기는 각기 결말을 맞이한다. 혹자는 이것이 기존 츠토무의 작품들과 다른 느낌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본인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츠토무의 작품들은 언제나 하나의 '희망'을 결말에 심어두곤 했다. 독자들은 그 끔찍한 세계관에 자신을 대입하여 작중 인물들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츠토무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기 맞이할 수 있는 최고의 결말을 맞이하고 있다. 이는 비단 츠토무뿐만 아니다. 많은 SF작품들은 초월적인 희망을 남겨두는 경우가 많다. 츠토무의 스토리텔링은 이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3가지 스토리가 결국 향해가는 곳은 어디인가? 불확실하면서도 희망이 남아있는 미래다. 분명 '시도니아의 기사'도 단순히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행성 '세븐'의 개척과 '시도니아'의 새로운 여정 앞엔 필연적으로 역경과 고난이 닥쳐올 것이다. 그러나 언뜻 보면 불행한듯한 SF적 결말은 언제나 한 가지를 확실히한다. 인류는 그 어떤 역경도 극복해낼 것이라는 것을.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