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읽었던 책이지만 다시 읽게 되었다.
요즘 [내 삶]에 [나]를 찾을 수 없어 그에 대한 고독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무언가를 쓰는 일은 어떻게든 해왔는데, 지금만큼은 펜을 들 힘조차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작은 일에도 쉽게 무기력해지고 새로운 일에는 (딱히 새로운 일도 아니지만) 두려움부터 앞서는
거울 속에 이 못난 인간의 20대가 어땠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철저한 자기비판, 그리고 99% 이상은 조각나버린 계획들, 신세 한탄 등을 읽어보며 우울할 줄 알았던
난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왜냐면 그런 유형의 글들이 모여 지금의 나에게 보내는 어떤 강렬한 메시지를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용기]. 살아갈 용기, 다시 일어설 용기. 삶에 저항할 수 있는 용기.
˝글은 메시지가 있을 때 강한 생명력을 가진다.˝
10여 년 전에 썼던 그 당시 보잘것없다고 생각했던 끄적거림이 지금의 나에게 다시 용기를 가지고 일어서게 한다.
˝글쓰기는 흔적을 남기는 일이다. 남겨진 글은 기억의 증발을 막아준다.˝
아무리 세상살이가 힘들고 지친다 해도 내가 쓴 글 속에 남겨둔 [삶에 대한 용기]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한다.
이번 읽음에서는 작가 스스로의 사례와 다른 유수의 작가의 사례를 통해 계속 나를 설득하고 위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음이 조금은 풀린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용기를 다시 가질 수 있음에 고마움을 느끼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