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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보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 "이끼"를 접하게 되었다. 2시간 30분가량 전혀 지루하지 않고 속도감 있게 진행된 것만으로도 이야기꾼 강우석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전반적인 느낌은 역시 선이 굵고 이야기의 구성이 명확하다는 것이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주연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조연들 특히 유해진의 연기는 오늘까지도 계속 잔영이 남을 정도로 강렬했다. 저 정도의 연기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감탄이 절로 나왔다. 

영화를 보고나서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이 생각났다. 당신들의 천국을 20살 때 읽었는데 그 때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하면서 정말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에서 한동한 헤어하오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도 이청준씨가 훌륭한 소설가라고 생각한다.^^ 당신들의 천국에서도 소장(?)이 헌신적이면서도 박애주의적인 의도를 갖고 시작한 일이였지만 자기 자신의 당사자 운동이 아닌 이상 어느정도의 권력욕이 숨어있었던 것처럼, 영화 "이끼"에서 유목형 선생은 죄인들이 스스로 구원하는 것을 도와준다는 의도를 갖고 하나의 마을을 만들었지만 그 안에 권력욕 혹은 심판- 기독교의 심판에 대한 왜곡된 해석에서 비롯하여 본인이 심판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점점 변질되어 가고 있지는 않은지....  

마을 이장이 돈과 물리적 폭력등에 기초한 권력으로 모든 사람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구는 물론 말할 것도 없다. 유목형과 마을 이장의 권력욕은 발현형태만 다를 뿐 비슷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기독교는 근간에 심판원리를 담고 있어서인지 해석이 왜곡되거나 변질되면 정말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수 있구나 싶어서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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