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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장하고 있는 만화책을 원작으로 한 게다가 민규동 감독의 작품. 영화 앤티크는 무조건 보리라 결심한 영화였다. 만화에서 표현하고 있는 4남자의 각자의 사연과 상처를 어떻게 표현할지도 궁금했고, 감독의 전작 "내 생애~"을 워낙 재미있게 보았기에 기대치가 있었다.

우선, 영화를 관통하고 있는 사건은 주인공 진혁의 어린시절 유괴사건이다. 재벌2세에 못하는게 없고 조각같이 생긴 진혁은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는 여자마다 각기 다른 이유로 채인다. 진혁은 그 이유를 어린시절의 유괴사건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자신에게 무언가 결함이 있다는 생각에 그 원인을 추적하다보니 그 당시 사건과 정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어린시절의 유괴사건이라 결론 내린 것이다.

영화는 달콤한 케잌과 멋진 남자들을 보여주는 데 주력하느라 진혁의 상처를 기범의 대사처럼 "아 저놈도 상처가 있다고 생각하니 좀 위안이 되네"식으로 좀 깊이 들어가지 못했지만, 만화도 읽어 본 나는 이 영화가 진혁의 유괴에 대한 상처, 선우의 사회에서 금지된 동성애 등 각자의 상처가 존재를 갉아먹고 잠식해 갈수도 있다는 것에 대하여 이야고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들 각자의 상처는 서로가 서로에게 진정으로 위로가 되면서 어느정도 치유된다. 그래서 진혁이 결국 유괴범을 잡지 못했어도, 선우는 아직은 엄마와 화해하지 못하고 자아존중감이 높지 않아도, 이제 진혁은 케이크를 먹어도 토하지 않을 것이고, 선우는 여자앞에서도 편하게 대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범도 결국 권투를 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천재 파티쉐가 되어 권투에 대해 좀더 편안한 마음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누구나 어쩔 수 없이 상처는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 상처에 내 존재가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세상이 요구하는 해석체계에서 살짝 비켜나고, 내 삶의 배치를 바꾸고-결국 4남자도 함께 지내면서 상처가 조금씩 치유된 것이 아닌가? - 나의 내공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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