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부자의 꿈을 가졌거나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 소소한 재테크나마 관심 두게 된 분들께 추천하고자 하는 책. 무엇보다 최고의 장점은 쉽고 빠르게 읽힌다는 것이다. 완독이 절대 어렵지 않다. 특별한 기교가 있는 것도 아닌데 하루 이틀만에 술술 책장이 끝까지 넘어갈 만큼 단순하고 묘한 흡입력이 있다. ‘부’라는 단어 대신 ‘인생’을 넣어도 흐름에 전혀 무리가 없는, 자기계발 서적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다.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부자열풍이다. 물론 그동안 무수하고 꾸준하게 부자열풍이 있었지만, 근래 자산시장 폭등을 경험하며 재테크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벼락거지라는 불명예스런 신조어까지 생기는 등 ‘부’가 뜨거운 감자였다. 이런 유행 속에서 그저 싫든 좋든 개미처럼 일하며 따박따박 월급 받는 것 밖에 아는 것이 없던 나 역시 늦게나마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자 경제적 생존에 대한 욕구였으리라.
캘리최와의 첫 만남은 유튜브였는데, 유튜브로 재테크 공부를 시작하며 우연히 추천 영상으로 접하게 되었다. 그때는 워낙 범람하는 유튜버 홍수 속에서 크게 관심을 두지 못하고 이름 정도 기억하고 넘어갔었다. 또 다시 우연하게도 <웰씽킹>이 독서모임 추천도서로 내게 찾아왔고 우연이 모여 인연이 된다는 식의 약간의 닭살 돋는 의미도 부여해본다.
저자에 대한 호감이나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였기에 사실 큰 기대는 없었고, 도입부를 읽을 때는 회고록인지 자기계발서인지 분간이 잘 가지 않은데다 확신 가득한 문체에 선입견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야기에 빠져들고 가치관에 공감할수록 간결하고 단호한 문장들이 권위나 강압이 아닌 자신의 인생과 방향에 대한 캘리최의 확신을 표현한다는 게 왜곡 없이 느껴졌다. 읽기 진도가 나갈수록 생각보다 꽤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저자에 대한 관심도 생겨 캘리최에 대해 서칭도 해봤다. 주변에 있는 20-30대에게도 물어보니 인지도가 높고 캘리최를 멘토로 삼는 이들 또한 많더라.
지나친 우상 만들기일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웰씽킹 책 표지 날개 부분에 ‘이 책의 저자 수익금은 더 많은 사람이 꿈과 희망을 찾도록 돕는 일에 전액 기부됩니다.’라는 문장처럼 캘리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명확하다. 그녀가 엄청난 자산가이자 성공한 사업가임도 분명하고 말이다. 산을 오르지 못한 자, 산을 중간까지 오른 자, 산의 정상까지 오른 자의 눈으로 보는 풍경이 전혀 다르듯, <웰씽킹>을 읽는 현명한 독자라면 지나치게 비판적인 접근보다 열린 마음과 수용적인 자세가 더 효과적일 것이다.
저자가 하는 이야기는 분명 새롭지는 않고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들이다. 또 엄청난 부의 비밀을 알려준다던가, 구체적으로 돈 버는 기술 같은 것을 가르치지도 않는다. 만약 그런 것들을 기대하고 책을 구입했다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겠다. 이 책이 경제경영서적이 아니라 자기계발서로 구분되어 있는 것처럼, <웰씽킹>은 실전서라기보다는 완전히 개론서에 가깝다.
그저 단순히 눈으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던지는 물음에 침착하게 내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나의 입장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듬어지고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도 명확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한 번 읽고 다신 손이 안 가는 책이 아니라 중요한 부분은 밑줄을 긋고, 잊고 싶지 않은 문장은 기록해두고, 새해마다 또는 마음을 다잡고 싶을 때마다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2016년쯤 부와 관련된 강의를 들을 적이 있는데 <웰씽킹>에서 제안하는 다양한 활동을 과제로 수행했었다. 부의 정의를 내려본다던가, 인생의 핵심가치를 정해본다던가, 가치별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데드라인을 정해놓는다던가. 당시에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건 아니라 잊고 있다가 몇 년만에 USB를 뒤져 그 때 작성해놓은 파일을 찾아냈다. 그리고 2022년 <웰씽킹>을 읽으며 작성한 것과 비교하니 나는 그 사이 많은 것이 변해있었다. 부의 정의도, 그에 대한 갈망도, 중요한 가치도, 이루고자 하는 목적도 거의 70% 이상 그 때 내게 중요한 것들이 지금은 나에겐 더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이뤄낸 것들도 있었지만 관심을 잃고 새까맣게 기억에서 지워진 것이 훨씬 더 많았다.
인생이란 꾸준한 것이다. 한 권의 책을 읽고 한 번 계획을 세운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결국 실천이고 실천은 꾸준해야 한다. 그런 꾸준함에 이 책은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 같다. 나의 안정과 행복에는 돈이 필요하다. 그리고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부자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진정한 부로 가득 찬 내 인생을 위해서. 계속해서 만나고 싶다, <웰씽킹>.
PS. 책을 읽으면서 결단한 점. 저자는 음주, 유희, 파티를 끊었다는데 나는 모바일 게임을 끊었다. 그 중 하루에 30분 이상 꾸준히 하던 쿠키런킹덤은 어느덧 마스터티어였고^^;;; 애정이 컸지만 재테크 공부를 하며 슬슬 내 몸에 달라붙어 있는 나쁜 습관들이 보기 싫게 눈에 띄고 있을 즈음이었다. 엄청난 게으름쟁이인 나이지만, 한 걸음씩 도전하고 결단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