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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1004님의 서재
  • 사랑하는 미움들
  • 김사월
  • 12,600원 (10%700)
  • 2019-11-13
  • : 827

예술가들의 삶과 생각은 어떨까? 범인들보다는 뭔가 섬세하고 독특한 시선을 갖고 있을 것 같다. 그래야 그들의 감수성으로 글을 쓰고 노래를 부를 테니. 김사월이 누구인지 몰랐다. 유튜브를 찾아봤다. 젊고 분위기 있는 데다 목소리까지 곱고 어여쁘다. 이런 가수의 삶은 어떻까?

어디서나 욕망 받아야 한다고 배웠다.

엄마도 나에게 입술에 뭣 좀 바르라고, 살 빼고 치마 좀 입으라고 했다.

발이 더 커지지 말라고 사이즈가 작은 신발을 사 주었다.

젊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기 위해 세상이 요구하는 것을 하나씩 들어줄 때마다 내 목소리와 행동을 하나씩 빼앗기는 기분이 든다.

p.27

여자의 존재가 욕망의 대상으로써만 의미가 있다면 참 슬픈 일인 것 같다. 이런 일들이 가족에 의해 일상처럼 자행된다면 그만큼 끔찍한 일이 있을까? 누가? 왜? 젊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라고 했을까? 그냥 존재만으로도 사랑스러운 존재인데 안타깝다.

나의 작품은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주고, 누군가에게는 별로라고 평가받지만 나의 인격과 가치와 쓸모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대화 방식 중의 하나다.

나는 농담을 할 수도, 소리를 지를 수도, 소중하게 어루만지는 위로를 할 수도 있다.

p.160

최근에 젊디젊은 꽃다운 나이의 연예인이 두 명이나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대중에게 노출된 유명인들이 악플로 인해 그들의 삶이 고통받고 있는지 알게 됐다. 연예인이 SNS에 올린 이미지와 라이브 방송을 소재로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기사화를 하는 것은 익숙하다. 이런 글들엔 어김없이 악플들이 달린다. 우리는 그들의 삶을 면밀히 모른다. 그냥 보이는 일부만을 가지고 재단하고 평가한다. 그래도 되는 권리가 정말 소비자인 우리에게 있을까? 그들의 인격과 가치와 쓸모를 소비자가 규정하는 것을 옳지 못하다.

다음날은 다시 죽고 싶었다.

세상에는 내게 전혀 관심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과 나를 아는 소수의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중에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섞여 있다.

누군가가 나를 미워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멀쩡히 살아가야만 하는 일에 대해 생각한다.

사랑받는 기쁨에 취해 죽어선 안 되고 미움받는 것에 아파 죽지도 말아야 한다.

p.174

불면에 시달리고 우울증 약을 먹고 죽고 싶다 했다가 살고 싶다 했다가 위태위태하고 아슬아슬해 보인다. 작가의 바램처럼 오래오래 아프지 않고 노인이 되어서 갓 내린 커피의 맛을 느끼게 되기를 ... 계속 김사월만의 노래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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