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3
zi1004님의 서재
  • 힘 좀 빼고 삽시다
  • 명진
  • 14,400원 (10%800)
  • 2019-07-03
  • : 852

스님 하면 떠오르는 게 조폭들까지 동원해서 주지 되겠다고 각목까지 들고 싸우던 모습이 뉴스에 나오던 게 생각난다. 명진 스님의 이력을 보니 조계종 적폐 청산을 위해 활동하다 승적을 박탈당했다고 한다. 불의에 맞서기보다 순응하고 삶이 더 편했을 터인데 멋진 분 같다.

여섯 살 때 어머니를 잃고, 스물다섯 살에는 동생과 아버지도 잃었다. 어릴 적에는 적응하지 못해 여기저기를 전학 다니며 학창시절은 그야말로 싸움 닭이었다. 그러다가 대학을 가기 위해 절에 가서 공부하러 가서 스님을 만나 스님이 되기로 결심한다.

내가 나를 알아야 돼. 다른 일은 전부 다 그다음 일이지.

나는 무엇인가,

그것을 찾아가는 공부를 하는 게 바로 불교야

p.49

성철 스님 이야기도 나온다. 인자하실 줄 알았는데 엄격한 스님이셨구나.​

수행을 하는 이유는 나고 죽는 도리를 깨달아 생사윤회의 고리를 영원히 끊는 것이라 한다. 수영을 배우기 위해 종일 단기간에 마스터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 분 엄청난 외골수다.

'아침에는 하늘나라 사람들이 먹고, 점심에는 땅에 사는 사람들이 먹고, 오후에는 짐승들이 먹고, 저녁에는 귀신들이 먹는다' 부처님은 4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하셨다. 육체의 만족을 얻으면 정신은 빈곤해지기 십상이다.

p.74

일하다가 조금만 스트레스받아도 단 음식을 찾거나, 매운 음식을 먹거나, 고기를 먹거나 했는데, 그럴수록 오히려 정신은 공허해지고 있었다. 정신적 공복 때문에 먹어도 먹어도 오히려 더 허기지다. 정신은 더 빈곤해져 가고 있었구나.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명진 스님이 종지 스님을 위해 소머리를 사다가 삶아 준일이 최고다.

사람이 살고 죽는데 종교니, 예법이니 따지지 않고 사람의 목숨을 가장 소중히 여겼다.

유일물어차

중본이래 소소령령

부증생 부증멸

명부득 상부득

여기 한 물건이 있으니

시작 없는 옛날부터 발고 또렷하다

일찍이 생겨난 적도 없고 없어진 적도 없었으니

이름 붙일 수도 없고 모양을 그릴 수도 없다.

서산 대사

오십 년 수행하면서 깨달은 사실은 '모른다'라는 사실이라고 한다.

평상시에 얼마나 우쭐대며 살고 있는지 반성해 본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 역시 내가 아는 부분은 우주의 모래알보다 작다는 사실이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