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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 느림보 거북이의 단단한 결심
  • 미하엘 엔데
  • 11,700원 (10%650)
  • 2025-07-25
  • : 11,980




   어린시절 정말 좋아한 '모모'의 작가 미하엘엔데가 쓴 동화책이라는 걸 모르고 봤다고 해도 정말 좋아할 동화책이었겠지만, 알고 읽으니 더 애정이 가는 동화책이다. 읽고 또 읽어도 여운이 깊게 남았던 모모만큼이나 느리게도 계속 생각나는 여운이 남는 동화책이다. 아마 글 작가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린 율리아 뉘슈의 그림체가 더욱 마음에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보고 또 보아도 무언가 위로가 되는 따뜻한 그림체... 


   어렸을 때는 '모모'의 작가에 대해서 이름 이외에 그 배경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독일 남부에서 초현실주의 화가인 아버지와 화가 어머니의 외아들로 자라났다니, 미하일엔데 작가가 손수 그림을 그렸다고 해도 독특한 그림체를 보여주었을 것 같다. 그 시대 작가의 아버지가 나치들로부터 예술 활동 금지 처분을 받아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그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예술가적 기질은 작가의 재능을 막지 못하여, 글뿐만 아니라 그림은 물론, 연극에서도 두각을 보였다고 한다. 그림과 철학, 신화, 종교학, 연금술 등에도 정통했던 아버지에게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징집 영장이 발부되면서 모든 가족이 나치의 눈을 피해 도망 다닐 수밖에 없었던 그런 불안한 시대적 배경을 겪으면서도 이렇게 따뜻한 동화를 쓸 수 있었다니 놀랍다. 


   우리나라와 같이 빨리빨리가 일상화된 사회에서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일이 일어나 있고, 자고 일어나면 엊그제까지 봤던 집 앞 가게가 텅 비었다가 다른 가게로 바껴 있는 이런 정신 없는 도시 속도전에 심심할 새는 없을 지라도, 때로는 압도되는 질림의 느낌이 있다. 너무 변화가 없어서 질려버리는 것과는 정반대의... 그래서 도시 생활이 익숙함에도 요즘 들어 느린 시간을 살아갈 수 있는 시골 생활이나 관광객이 오고 가는 것 외에 크게 변화가 없는 관광섬 같은 곳의 생활을 동경하게도 되는데, 이 동화책을 읽으면 '너의 속도대로 살아가도 괜찮아'를 계속 속삭여 주는 것 같아서 일요일이 끝나갈 때쯤에 올라가는 스트레스 지수와 함께 쿵덕대는 심장을 차분하게 해 주는 마법이.. 헐떡대며 서두르지 않아도, 내가 더 빨리 가겠다고 경쟁하지 않아도, 그냥 나대로 내 성격대로 내 페이스대로 살아가도 괜찮은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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