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스 로슬링
2012년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통계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의사
TED 최고의 스타강사
'사실충실성' 이란 의미
이 책에서 처음 소개하는 말로,
팩트(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습관을 뜻한다.
이 책의 머리말에는 13개의 문제가 제시되어 있고, 책은 문제를 하나씩 설명하며 우리의 오해를 정정해나간다.
13개의 문제 중 내가 틀렸던 문제를 3개만 뽑아보겠다.
1. 오늘날 세계 인구 중 0~15세 아동은 20억이다.
유엔이 예상하는 2100년의 이 수치는 몇일까?
A: 40억
B: 30억
C: 20억
2. 전 세계 30세 남성은 평균 10년간 학교를 다닌다.
같은 나이의 여성은 평균 몇 년간 학교를 다닐까?
A: 9년
B: 6년
C: 3년
3. 1996년 호랑이, 대왕판다, 검은코뿔소가
모두 멸종 위기종에 등록되었다. 이 셋 중
몇 종이 오늘날 더 위급한 단계의 멸종 위기종이 되었을까?
A: 2종
B: 1종
C: 없다
몇 문제나 맞췄는가?
이 세 문제의 정답은 순서대로 C, A, C 이다.
사실 이 책에서는 '침팬지보다 못한 정답률'에 빗대어 사람들이 얼마나 무지한지 설명하지만,
아마 이것은 서양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주로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양인을 제외한 아시아인, 아프리카인 등은 적어도 한 자릿수의 정답률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 역시 13문제 중 위의 3문제를 제외한 문제는 정답을 맞혔다.
그렇지만 역시 틀린 문제가 있고, 정답을 많이 맞췄다고 해서 세상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세 문제를 모두 맞췄다고 해서 이 세계를 잘 이해한다고 할 수도 없으며,
이 책을 읽지 않아야 하는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이 책은 여러 개의 표, 통계, 데이터들로 이루어져 있다.
만약 당신이 이러한 것들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해도 이 책까지 거부할 이유는 전혀 없다.
한스 로슬링은 세상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다. 또한 통계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이 골치 아픈 수치들을 나를 포함한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으니!
이 책에서는 인간의 10가지 본능과 그 본능을 억제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10가지 본능은 우리로 하여금 극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여 세계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이러한 오해로 인해 스트레스와 절망감을 주는 것들이다.
한스 로슬링이 말하는 부정적인 본능과 이러한 본능을 억제하여 사실과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간극 본능
The Gap Instinct
" '세상은 둘로 나뉜다'는 거대 오해 "
- 사실충실성은 지금 저 이야기는 간극을 말한다는 걸 알아보는 것
- 현실은 그렇게 극과 극으로 갈리지 않는다
- 간극 본능을 억제하려면 다수를 보라
2. 부정 본능
The Negativity Instinct
" '세계는 점점 나빠진다'는 거대 오해 "
- 사실충실성은 지금 저 뉴스는 부정적 면을 보도한다는 걸 알아보는 것
-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보다 우리에게 전달될 확률이 훨씬 높다
- 부정 본능을 억제하려면 나쁜 소식을 예상하라
3. 직선 본능
The Straight Line Instinct
" 세계 인구는 '단지' 증가하고 또 증가할 뿐이라는 거대 오해 "
- 사실충실성은 지금 그 이야기는 도표의 선이 계속 직선으로 뻗어나가리라 단정한다는 걸 알아보는 것
- 직선이라고 단정하지 마라
- 직선 본능을 억제하려면 세상에는 다양한 곡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4. 공포 본능
The Fear Instinct
"세계는 실제보다 더 무서워 보인다 "
- 사실충실성은 지금 우리가 공포에 사로잡혔다는 걸 알아보는 것
-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이 반드시 가장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
- 공포 본능을 억제하려면 위험성을 계산하라
5. 크기 본능
The Size Instinct
" 사람들은 비율을 왜곡해 사실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 "
- 사실충실성은 그 수가 인상적으로 보이지만 달랑 하나뿐이라는 걸 알아보는 것
- 그 수를 관련 있는 다른 수와 비교하거나 다른 수로 나눴을 때 정반대 인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
- 크기 본능을 억제하려면 비율을 고려하라
6. 일반화 본능
The Generalization Instinct
" 일반화 본능은 우리가 저들을 다 똑같은 사람으로 생각하게 한다 "
- 사실충실성은 지금 저 설명은 범주를 이용한다는 걸 알아보는 것
- 우리는 비교 불가능한 여러 집단을 일반화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하며, 우리 논리에 숨은 광범위한 일반화를 찾아내려고 또 노력해야 한다
- 일반화 본능을 억제하려면 내 범주에 의문을 제기하라
7. 운명 본능
The Destiny Instinct
" 사회와 문화는 변하지도 않고, 변할 수도 없는 바위가 아니다 "
- 사실충실성은 많은 것이 변화가 느린 탓에 늘 똑같이 보일 수 있다는 걸 알아보는 것
- 사회와 문화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 운명 본능을 억제하려면 더딘 변화도 변화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8. 단일 관점 본능
The Single Perspective Instinct
" 모든 것이 단순하며, 사소한 문제 하나만 있을 뿐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세계를 완벽하게 오해한다 "
- 사실충실성은 단일 관점이 상상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걸 알아보는 것
- 세계는 수치 없이 이해할 수도, 수치만으로 이해할 수도 없다
- 단일 관점 본능을 억제하려면 망치가 아닌 연장 통을 준비하라
9. 비난 본능
The Blame Instinct
" 비난 대상에 집착하느라 정말 주목해야 할 곳에 주목하지 못한다 "
- 사실충실성은 지금 희생양이 이용되고 있다는 걸 알아보는 것
- 개인이나 집단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해 비난할 생각을 버려야 한다
- 비난 본능을 억제하려면 희생양을 찾으려는 생각을 버려라
10. 다급함 본능
The Urgency Instinct
" 지금이 아니면 절대 안 된다! "
- 사실충실성은 지금 그 결정이 다급하게 느껴진다는 걸 알아보는 것
- 다급함에 쫓기다 보면 분석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
- 다급함 본능을 억제하려면 하나씩 차근차근 행동하라
하나의 장이 끝날 때마다, 또 책의 마지막 부분에 최종적으로 위의 내용과 같이 요약정리가 되어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의 수치만 보고 세상을 이해할 수 없듯이, 이것만 보고 책의 모든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다.
이 책은 사람들로 하여금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지, 세상에 대한 사실을 전달하기만 하는 교과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책에는 물론, 원래 알던 내용도 있고 새로 알았던 사실도 있다.
자연스레 내가 몰랐던 것에 집중하게 되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직선 본능과 공포 본능에 관한 내용은 거의 몰랐던 혹은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몰랐던 것은 직선 본능이었는데, 특히 인구에 관해서 대단히 큰 오해를 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나는 인구는 계속해서 늘 것이라 생각했고, 소득이 늘수록 출생률이 감소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소득이 늘면 경제적 여유가 생겨 출생률이 늘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언뜻 보기에 연관이 없어 보이는 것들이 알고 보면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역시 세상은 얽히고설킨 네트워크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사례였다.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은 공포 본능이었다. 나는 어쨌건 한 국가의 시민 또는 국제사회의 일원이라면 언론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러나 언론 또한 부정적 본능에 길들여져 왜곡된 영향력을 퍼뜨린다고 하니,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언론에 휘둘려왔던 나는 그들을 탓하기보다는 나의 비판능력을 더 기르기로 했다.
이 책은 계속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으며 앞으로도 계속 더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한스 로슬링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그가 낙천주의자라서가 아니다. 어쭙잖은 위로를 건네려는 것도 아니다. 실제 데이터를 기반한 사실이 그렇기 때문이다.
우리가 온갖 부정적인 것들이 난무한다고 생각하는 이 세상에서,
막연한 위로가 아닌 이 세계에 대한 팩트로 위장한 데이터들은 우리에게 '세상은 살 만한 곳이다'라는 위안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