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거의 읽지 않은 가을을 보냈는데, 12월의 시작도 비슷할 것 같다.
오랜만에 시간이 나서 알라딘 기웃거리고 있는데, 뜬금없이 추천마법사가 궁금해지는 건 왜인지.
예전에는 가끔 한 번씩 클릭해보곤 했는데, 이게 여전히 내 취향이나 선택과는 맞지 않는 듯해서 멀리한 적도 있다.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궁금해서 클릭해봤다.
여전했다.
추천마법사는 딱히 내 마음이 끌리는 책을 추천해주지는 않았다.
내가 다른 이유로 검색해본 책이나, 우연히 배너를 잘못 눌러서 들어가 본 책까지 다 아울러서 추천해주는 듯했다.
그래도 그냥 나갈 수는 없어서 추천마법사가 안내해준 몇 권의 책을 살펴보는데,
아, 이 방식으로 완전히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를 수는 없겠다는 마음이 들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그 중에 한 권은 끌리게 되더라는 또 이상한 결과가 만들어지네.
그렇게 최은미의 짧은 소설이 장바구니에 담겼다.
아무래도, 아직은 추천마법사를 완전히 끊어내지는 못할 듯하다.
그래도,
추천마법사 보다는, 서재 이웃님들의 책 이야기로 보관함이나 장바구니에 담기는 책들이 훨씬 좋다. ^^
나이 오십에 청소 노동자. 괜히 울컥한 마음에 소개 글 보자마자 북펀드에 참여했고,
모피 코트를 입은 마돈나. 내 안에서 완전 사라진 듯한 감정 하나 다시 기억하고 싶어서 장바구니에 담았다.
기차의 꿈. 북펀드에 참여할지 출간에 맞춰 구매할지 조금만 더 고민해 보고,
모순. 읽지 않았으면서도 읽었다고 혼자 착각한 책을 이제 막 펼쳤다.
11월이 이렇게 갈 줄 몰랐는데, 벌써 올해의 한 달을 남겨둔 상태라니,
작년에도 그 전에도, 정말 믿어지지 않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네.
여기저기, 이런저런 일들로 펼쳐 놓은 마음을 조금씩 정리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은 마음.
후회 없이 살기는 어렵다는 걸 이미 알았으니,
그나마 덜 후회하는 시간으로 채우는 것도 의미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