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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p0713님의 서재
  • 다산의 철학
  • 윤성희
  • 15,120원 (10%840)
  • 2021-10-01
  • : 369
“한 번 배불리 먹으면 살찔 듯이 여기고 한 번 굶주리면 여윌 듯이 여기는 것은 천한 가축이나 그러한 것이다. 시야가 짧은 사람은 오늘 뜻대로 되지 않은 일이 있으면 당장 눈물을 줄줄 흘리고 그러나 내일 일이 뜻대로 되면 또 어린아이처럼 환히 웃으며 얼굴을 펴서 근심과 즐거움, 슬픔과 기쁨, 감격과 분노, 사랑과 증오 등 일체의 감정이 모두 아침저녁으로 변하니, 달관한 사람이 보고 비웃지 않겠느냐.” -정약용이 둘째 아들 정학유에게 전한 가계(家戒)“다산이 아들에게 이런 편지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그런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다산은 반기는 이 하나 없는 유배지에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삶을 이어가야 했다. 해야 할 일이 아무것도 없었지만 다산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만들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새로운 마을에서 만난 풍경을 시로 남기고, 고향을 생각하며 여덟 가지 취미도 만들었다. 바람을 읊고, 달을 노래하고, 구름을 보고, 비를 대하고, 산에 오르고, 물가에 가고, 꽃을 찾고, 버들을 찾으며 고통의 시간을 버텨 보려고 노력했다.... 다산은 어떻게든 버티려고 노력했고 살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운명은 다산 앞에 자꾸만 큰 어려움을 데려다 놓았다.... 다산은 유배지에서 18년의 긴 시간 동안 묶여 살았지만 가슴 속에 성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흔들리지 않았다. 유배지에서의 삶도 자신이 살아내야 할 삶이라고 생각했다....다산은 당장 눈앞의 현실이 막막해도 내일을 꿈꾸며 오늘은 버텼다. 어쩌면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존버는 승리한다’는 말처럼 끝까지 버텨보자고 마음먹었는지도 모른다. 그랬기에 지금까지 정약용의 이름이 전해지는 게 아닐까?...아들에게 ‘일희일비하지 말라’던 다산의 말도 삶을 길게 보라는 뜻이었다. 결국은 매처럼 날아오를 것이니 도움닫기 하는 과정에서 넘어진다고 좌절하지 말라는 응원이었다.“출처: 윤성희, 2021, <다산의 철학>. 포르체, 23-24, 26-28.우리가 다산에게 감동을 받는 이유는 끊이지 않고 다가오는 불행 속에서도 끝끝내 삶의 의지를 다져온 그의 존버 정신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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