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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구경
  • 로봇의 별 1
  • 이현
  • 12,420원 (10%690)
  • 2025-09-19
  • : 405

로봇의 별 1: 나로 5970841, 이현 장편동화, 해랑 그림, 창비, 2025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할 거라는 생각이 어느 샌가 현실로 다가왔다. 오픈AI 관계자는 챗GPT의 유료 사용자 수가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한국이 많다고 언급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전국에서 홍보하는 나라는 어쩌면 이곳 뿐일지도 모르겠다. 한국인은 기술에 진심이다. 이현 작가의 장편동화 『로봇의 별』은 15년 전에 첫 출간됐다. 2011년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던 시기였다. 그렇게 오래 전 같지 않지만 변화의 속도를 생각해보면 자라나는 어린이들은 다양한 기계와 로봇이 가까이 있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로봇의 별 1』 여덟 살의 몸집, 열한 살의 지능을 가진 어린이형 로봇 나로의 이야기다. 양갈래로 머리를 묶은 자그마한 소녀처럼 보이는 나로는 5년 째 엄마와 하늘 도시에 살고 있다. 완벽한 설계로 깨끗하고 효율적인 하늘 도시는 알파인과 베타인에게만 열려있다. 돈이 많을수록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이 높다고 판단하여 알파인의 책임 지수 등급이 제일 높았고, 등급을 기반으로 하늘 도시의 병원과 학교, 경찰 기관, 우주 승강기 탑승 등에 제한을 두었다. 감마인, 델타인은 이 도시에서 완벽하게 지워진 존재들이다. 어느 날, 라그랑주 우주 도시에서 로봇들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로봇의 3원칙에 따르면 인간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 로봇의 반란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하늘 도시의 일은 아니었지만, 이는 로봇인 나로의 자유로운 통행에도 영향을 주었다. 결국 엄마와 우주 승강기를 이용하지 못하고, 잠시 로봇 보관소에 맡겨졌다. 나로는 이곳에서 잠들어있는 초식 공룡 브라키오사우스르를 닮은 로봇 루피를 만난다.


누군가는 반란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혁명이라고 부르는 일이 벌어진 이후, 루피와 집에 함께 돌아온 나로는 친구 진우의 오랜 돌봄 로봇인 현주 씨가 아래 도시로 팔려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진우 아빠가 알파인이 되기 위해 화성으로 떠날 준비를 하면서 구식 모델인 현주 씨를 데려가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모든 기억을 지우고 아래 도시 공장에서 청소일을 맡게 될 현주 씨의 미래를 걱정하게 된 나로에게 '로봇의 별'이라는 제3의 선택지가 나타난다. 모든 로봇이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곳. 로봇 박사이자 로봇 수리공인 백곰 할아버지는 괴로워하는 나로에게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살아도 좋으냐?"는 질문을 던진다. 나로는 고민 끝에 루피와 현주 씨와 함께 '로봇의 별'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바이러스를 직접 투입해 로봇의 3원칙을 지워버리고 누구의 명령도 듣지 않게 된 로봇은 과연 인간을 위협하지 않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쉽게 읽히지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라 읽고 난 다음에 떠오르는 생각들이 많다. A 그룹의 횡포와 아래 도시의 게토화, 이로 인해 공고해지는 하늘 도시의 계급화. 나로는 성능이 좋은 전자두뇌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 성공할 확률을 계산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믿는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계는 더더욱 스스로를 믿어야 실현이 가능하다는 말을 전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과연 나로는 무사히 로봇의 별에 도착할 수 있을지, 그곳은 나로가 꿈꾸던 이상향이 맞는지 궁금해진다.


※ 출판사(@changbi_jr)의 지원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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