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양극화가 심화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포괄적 의미의 경제로만 표현해서는 양극화의 심각성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교육에서의 양극화, 임신과 출산에서의 양극화, 여가에서의 양극화, 취업/직업에서의 양극화, 연애에서의 양극화, 전반적인 삶의 질의 양극화 등등 이제는 양극화를 어디에나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되어 버렸다. 이러한 양극화의 문제, 빈곤계급의 심화되는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정책이 제안되지만 지속적이지 못하고, 체계적이지 못하고 긴 관점에서의 통합성을 가지지 못하는 탓에 포퓰리즘이란 말밖에 듣지 못하는 상황이다.
양극화는 중간층, 아니 중산층의 감소에서 오는 문제다. 경제를 지탱하는 중간계급이 볼록해야 하는데, 갈수록 기형적 모래시계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사회 다수가 빠져들고 있는 하층에서 다시 중간층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까. 복지정책으로 가능할까. 어떤 복지정책이어야 할까.
그 문제에 대해 미국적 방식으로 풀어가는 책이다. 요즘 많이 이슈가 되고 있는 기본소득이 아니라, 주식회사에서의 주주배당 처럼, 국가의 국민으로서 사회의 초과이윤에 대한 시민배당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13년이었나.. 공유지의 비극에 대한 반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이 수여되었을 때 어떤 큰 흐름 하나가 바뀔 것인가 기대했었는데, 그 희망이 이 기본소득, 시민배당 담론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 우리가 스스로 벌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매우 유리하게 평가한다 해도 기것해야 소득 중 5분의 1 정도다. 나머지는 엄청나게 생산성이 높은 사회체제에 속한 덕분에 세습한 재산이다.
이 문장이 현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비윤리성을 적시한다. 정당한 노력의 댓가가 아니라 사회시스템 '덕분'에 '상위계급'에, '선진국'에, 여러 유형의 '기득권층'에 속하게 된다는 것. 따라서 국가는 끊임없이 '균등'을 추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보험이나 경제서를 보면 익숙치 않은 개념에 독서가 고난이 되기 쉬운데, 반스는 쉽게, 최신의 경제개념까지를 설명해낸다. 번역자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미국의 경험에 비추어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충분히 한국의 경우에 비추어 우리의 대안을 생각해보기도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