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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안기호의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는 친절하다. 비난, 질타, 혹은 그 반평향으로 연민의 눈으로 20대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20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20대가 무엇이 고민인지, 어떻게 사랑을 하는지, 대학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정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족과 돈에 대해서는 어떻게 사고하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우석훈의 『88만원 세대』(레디앙)가 20대를 명명했다면, 강상중의 『고민하는 힘』(사계절)은 사유하게 만들었고, 엄기호의 이 책은 20대를 이해한다. 20대를 이야기한 책은 많다. 20대에 대한 우파적 버전은 서점에 널려 있다. 제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이대 나온 20대 보험왕에 대한 책도 본 것 같고, 유수연의 『20대 나만의 무대를 세워라』(위즈덤하우스)는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어떤 내용인지도 알 것 같다. 20대의 집단 우울증을 사회적인 해결보다는 개인적인 처방을 내리는 김혜남의 『어른으로 산다는 것』(갤리온)은 우파적 심리 처방이고,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푸른숲)은 쿨(?)한 처방전으로 기억하고 있다. 읽은지 오래 되나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다만, 르네21과 교보문고가 함께 진행한 저자 강연회에서 김어준이 언급했던 '알마니'양복이 자꾸 생각난다. 옷이 날개이긴 하다. 하지만, 20대 자신들에게도 과제는 존재한다. 엄기호의 이 책도 그렇지만, 20대의 이야기를 20대가 하지 않는다. 여전히 앞선 세대들의 입을 빌려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앞선 세대들이 어떻게 그들의 삶을 개척했는지, 우리가 편하게 누리는 민주적 권리들이 어떻게 쟁취된 것인지에 대해서 학습(?)할 필요가 있다. 한기호의 『열정시대』(교양인)는 운동권 출신의 젊은이가 『소설 동의보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른, 잔치는 끝났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이상, 창비)등과 같은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어떻게 탄생시켰는지에 대해 시대적 상황, 출판 생태계, 개인적 경험을 잘 버무린 책이다. 약간 무겁긴 하지만, 그 어느 세대보다 치열한 삶이 필요한 20대가 읽어 볼 만한 책이다. 10명의 필자들이 '사상의 은사' 리영희 선생님에 대해서 이야기한 『리영희 프리즘』(사계절)은 386보다 더 윗세대인 4.19세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한윤형, 김현진 20대 필자들도 참여해서 20대들이 바라보는 '리영희'를 말한다. 지금 20대에게 '리영희'를 이야기하면, "북한 사람이야?"라고 되묻는다. 20대들도 앞선 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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