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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혈님의 서재
  • 전생여행 1
  • 김영우
  • 16,200원 (10%900)
  • 2025-06-24
  • : 572
과연 전생이라는 게 있을까요? 2차대전의 영웅 조지 S 패튼은 자신이 전생에 알렉산더, 나폴레옹 같은 불패의 야전사령관이라고 믿었는데 워낙 자기도취성향이 강한 인물이라 그런 강한 주관적 확신이 제3자에게도 객관적 증거가 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떤 "기억" 비슷한 것을 증언하는 이들이 있을 뿐더러, 이 책 저자분처럼 전문의로서 높은 명성을 지닌 분까지 전생에 대해 호의적인 연구를 이렇게 체계적으로 내놓으시는 걸 보면 뭔가 귀가 솔깃해집니다. 우리만 해도 윤회의 이치를 핵심 교의로 삼던 불교를 천 수백 년 동안 믿어온 민족이라서 더욱 그런 듯합니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환자들의 환각은 대개 두렵거나 지리멸렬하여 일관된 스토리를 읽을 수 없다(p28)." 그렇습니다. 무엇인가를 명징하게 언어로 표현한다는 건 사실 생각보다 쉬운 게 아닙니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환자들은 대개 자신들이 겪은 과거에 대해 큰 상처를 품고 삽니다. 그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공포감이 몰려오고, 이 공포감에 압도될 뿐 아니라 말로 재구성하려는 그 순간 다시 그 순간이 머리에 재생됩니다. 어떻게 두려움 없이 스토리를 선명하게 진술하겠습니까? 이게 가능하다면 그는 더 이상 환자가 아니며 병원에 다닐 필요도 없고, 그가 무슨 증언을 한다면 그건 아마 공익을 위한 봉사에 가까울 것입니다.

영혼이 육체를 벗어난다는 게 가능할까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침대에 누운 환자를, 천정 정도의 높이에서 그 환자의 영혼이 내려다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런 이미지가 너무도 생생하기 때문에, 혹 임사 체험을 했다는 이들이 이 비슷한 증언을 내어놓긴 해도 완전히 신뢰가 가지는 않습니다. "다른 문화권에서의 전생을 기억하는" 환자들의 증언은 어떨까요? p38에서 저자는 "집단무의식"이라는 개념으로도 이 현상은 설명이 안 된다고 합니다. 전생이라는 게 있어 실제로 그 생을 살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런 구체적인 진술이, 호세-원종진씨의 입에서 나올 수 있었겠습니까? 물론 어떤 이는, 원종진씨의 청일전쟁이나 레콩키스타 상황이, 1980년대 KBS 드라마 <노다지>나 1960년대 클래식 <엘 시드> 같은 걸 보고 재구성되었다고 치부할 수도 있겠습니다.

p91 이하에서 원종진씨는 또다시 신비스러운 증언을 이어갑니다. "사람을 악하게만 생각하는 것과, 행위 때문에 선하게 생각하는 건 둘 다 옳지 않습니다." 참 심오합니다. 행위로 사람이 선해질 수 있다는 건 로마 가톨릭의 오랜 교의이며, 마르틴 루터라든가, 특히 장 칼뱅은 구원 여부는 오로지 신이 태초부터 독점적으로 정해 놓음이지 인간이 제 하찮은 의지로 행위한다 하여 섭리에 변화가 있을 수 없다 하여 이른바 예정설을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이분은 그럼 전생에 칼뱅이라든가 프랑스에 거주하던 위그노 교도였을까요? 이어 서양고전음악의 음계를 설명하며 삼위일체의 이치에까지 유비하는데 저자의 퇴행 지시에 따라 비로소 긴 변설을 마치고 휴식합니다. 대단한 학식인데 이게 모두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만약 정말 전생의 기억 잔재라면 해당 언어로도 설명이 가능한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동물에게는 영혼이 있을까요? p146에서는 요가난다의 책에서 저자가 읽은 바를 인용하며, 어린 사슴이 지극한 간호를 통해 살아나기 직전이었으나 요가난다의 꿈에 사슴의 영혼이 나타나 자신을 놓아달라고, 이 생을 여기서 마쳐야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간청하는 걸 보고 비로소 치료를 중단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저 흥미로운 이야기로 치부할 수도 있으나, 사람과 때로는 비슷한 감정, 유대의식, 친밀감을 형성하는 패턴을 보면 마냥 허황되다며 평가절하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들 마음 깊은 곳에 이것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강렬한 끌림이 이미 만들어져 있습니다.

원종진씨는 p186 이하에서 또 신비스러운 증언을 계속합니다. "행위는 남 보라는 듯이 겉치레로 이뤄져서는 안 되고, 나의 선행이 내 이름을 드러내게 하고 내가 이를 즐긴다면, 이는 허상을 좇아가는 것입니다." 예수 역시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을 회칠한 무덤이라며 신랄하게 질타했는데, 원종진씨의 이 신비한 증언은 과연 어디까지 그 오의를 떨치는 것일까요? 이어 김금례라는 (전생에서의) 이름을 지닌 환자분이 또다른 흥미로운 증언을 이어갑니다. 김영우 닥터께서 리딩하는 전생체험의 행로는 점점 흥미를 더해 갑니다.(1권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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