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게임체인저다!!
빙혈 2025/04/09 21:43
빙혈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나는 게임체인저다
- 정혜인
- 17,550원 (10%↓
970) - 2025-03-19

이 책을 보면 저자 정혜인 대표가 어렸을 때 화장실에 가는 길을 묻자 "엄마도 아빠도 모른다"며 스스로 길을 찾을 것을 요구했던 어렸을 때의 일화가 나옵니다. 사람은 어려서부터 주변의 행동을 보고 따라하며 정신 안의 개념과 개성을 완성해 나갑니다. 그러나 모방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아무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의 힘만으로 해내는 어떤 breakthrough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저자 정혜인 대표는 원래 JP 모건에 근무하던 분인데, 전혀 무관한 분야인 상용트럭 플랫폼을 설립하여 운영 중인데, 그녀의 이런 도전 정신을 일구는 데는 저런 어렸을 때의 체험도 그 바탕이 된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한국에서 휴대전화가 일반화한 것은 대략 1998년 정도, 스마트폰은 2011년쯤이면 누구라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모바일 인프라가 잘 갖춰진 나라에서는, 그걸 최대한 활용해야 나의 큰 돈이 소요되지 않고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도 최대한 이 한국적인 환경의 이점을 볼 수 있는 사업 전략을 짜려고 애썼으며 교보문고 등에서 플랫폼 서적을 많이 들추며 연구했다고 합니다.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p71을 보면 저자는 10년 전 한국은 부동산 중개 시장이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기였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는 대중교통연결, 법조서비스 등이 독자 플랫폼을 마련하는 단계였죠(배달은 한참 앞). 다만 트럭 중개는, 과연 한국에 얼마나 많은 트럭이 민간 차주에 의해 보유되는 지도 모르고, 도로에 불법 주차된 차량만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정도라서, 여기서 사업성을 찾았다면 저자의 눈썰미가 대단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북미 대륙에는 트럭 소유주가 무척 많으므로 아마 거기서 어떤 힌트를 얻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p116을 보면 저자는 원래 사람 보는 눈이 정확했다고 자부하는 편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막상 아이트럭을 창업하고 이런저런 직원을 겪다보니 예상치 못한 많은 피해를 받았나 봅니다. 업무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심지어는 업무 파일을 모두 삭제하고 퇴사해 버린 사람(이런 건 업무방해로 형사고소를 해야죠), 퇴사 후 악성 후기를 남긴 사람 등 테어나서 처음 겪어 보는 악질들 때문에 고생하신 기록이 책에 잘 나옵니다. 아마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이런 타입의 인간 유형을 못 겪어 보셨겠죠.
그런데 저는 솔직히 정 대표님이 사람을 대할 때, 북미식으로 그저 부품이나 타자처럼 대하신 이유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의 인적자원관리는 그 나름의 독특한 특징이 있어서 내 치밀한, 합리적인, 그리고 일방적인 계획만으로는 사람 다루기가 힘듭니다. 무조건 잘해주라는 게 아니라, 합리성만으로 사람 상대하려면, 니가 나한테 복수라도 하려 들 때 어떤 불이익이 따르는지 상대에게 확실하게 (암묵적, 명시적) 고지를 해야 합니다(경제학의 게임이론에도 나오죠). 어설프게 내 할 도리만 다하면 반드시 저런 탈이 납니다. 아니면 한국 특유의 방식으로 잘해 주든지 말입니다.
한국은 사회에 신뢰라는 게 없어서 남의 일거리를 약탈적으로 뺏고, 간도 쓸개도 다 빼 줄 듯하면서 쓰레기 점포를 권리금까지 받고 떠넘기는 사기꾼들이 버글버글합니다. 중고트럭을 매입하고 돈도 안 주고 잠적하는 등 상상을 초월한 쓰레기들이 있으며, 그러고선 "속은 게 등신이지!"를 외치며 손뼉을 치고 좋아들 합니다. 한국의 이런 독특한 현실을 파고들어, p148같은 데를 보면 구매동행서비스 같은 걸 개발하여 척박한 상황에서 운전자, 차주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하신 듯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사람들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하면 그래도 이 험한 세상에서 내편이라는 게 있구나, 여긴 좀 다르구나 같은 생각에 이용자로서 로열하게 되죠. p182에 나오듯 플랫폼 기업이라고 하면 거들떠보지도 않던 투자사들의 태도까지 바꿔놓은 데는 이처럼 비범한 구석이 꼭 있기 마련이겠습니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