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첫독 50패턴 독일어회화
빙혈 2025/03/0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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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패턴 독일어 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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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들은 대체로 영어를 잘하는 편입니다. 회사에서 업무상 독일 현지인들과 통화를 해 본 이들이라면 알겠지만, 발음은 약간 어색해도 문형이 정확하고 격식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영어를 구사합니다. 따라서 독일인을 상대하기 위해 반드시 독일어를 배워야 할 이유는 요즘 크지 않긴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그러나 음악, 법학 공부 등을 위해 현지 유학을 해야 한다거나, 그 외 상사(商事) 관련 장기 체류가 필요하다거나, 국제 결혼 등을 염두에 둔 분들은 이 언어를 공부해야 합니다. 단기간에 회화 능력을 갖추려면, 실생활에 자주 쓰이고 유용도가 높은 표현들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게 가성비 좋은 선택이겠습니다. 저는 작년(2024) 10월, 지금 이 책의 저자인 이로사 선생님이 쓴 ZD 시험 B1 등급 대비서를 리뷰한 적 있습니다. 학문적 정확성도 잘 유지되고, 초심자들을 배려한 쉬운 설명이 돋보이는 건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내첫(=내 인생 첫번째)" 시리즈 중에서는, 제가 작년 11월에 러시아어(벨랴코프 일리야 著) 120패턴 교재를 리뷰한 적 있으니 그 글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옷이나 신발을 살 때 "다른 사이즈 있나요?"라고 물을 경우는 아주 많겠습니다. 이 교재에는 모두 50패턴의 회화(의 상황)가 나오는데, p112의 제18번 패턴을 보면 바로 그 문장을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 코트가 다른 색깔로 있나요?"라면 영어로는 "Does it(=that coat) come in another color?" 정도가 되겠습니다. 이걸 독일어로는 Haben Sie den Mantel in einer anderen Farbe?라고 합니다. Farbe가 색깔(color)이라는 뜻이며, 독일어는 명사가 모두 대문자로 시작하니(꼭 고유명사가 아니라도) 모양이 저렇습니다. 또 영어나 독일어나 "~색 옷"이라고 할 때에는 전치사 in을 쓰며, 영어도 흰색 옷, 푸른색 옷이라고 할 때에는 in white, in blue라고 합니다.
p113을 보면 "이 스웨터 (내) 마음에 들어요."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스웨터는 한국인들은 요즘 니트라고 많이들 부르죠. 이걸 영어로는 pullover라고도 하는데, 아까 말했듯이 독일인들은 영어를 잘할 뿐 아니라 영단어를 (우리 한국인들처럼) 일상에 들여와 자기네 말처럼 쓰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 p113에도 der Pullover라고, 남성명사로 정관사까지 붙여 저렇게 자국어처럼 쓰는 것입니다. v도 독일식으로 [f]으로 발음할 필요는 없고, 그냥 영어처럼 유성음 [v]로 소리내면 되겠습니다. 이 페이지 마지막 줄 맨앞 문장은 tja로 시작하는데, 독일인들과 실제 대화를 해 본 분들은 알겠지만 일종의 감탄사로서, 응, 자, 또는 헐 같은 뜻으로 대화에서 자주 씁니다. 이렇게 뭔가 구어체 분위기가 실감나는 예문이라서 더 좋았습니다.
p128을 보면 21번 패턴에서 je-desto 비교급 구문이 나옵니다. 고교에서 독일어를 선택했다면 2학년 1학기 말쯤에 배웠겠습니다(저는 그랬습니다). 책에서는 "Je mehr du lernst, desto besser wird dein Deutsch."라는 예문이 나옵니다. 뜻은 "더 많이 공부할수록 독일어(실력)는 더 나아진다."인데, 잘 보면 앞부분은 (주어)+(동사)로서 동사가 맨뒤에 위치하여 후치(後置)이고, 뒷부분은 (보어)+(동사)+(주어)로서 도치(到置)입니다. 저자 이로사쌤은 p128 최하단에 이 점을 꼼꼼하게 밝혀 두었는데, 보통 회화책에서는 이런 문법 설명을 하지 않고 넘어가기 때문에, 저는 이런 점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p158에서는 상대방에게 공손하게 들릴 수 있는 말투로 접속법 2식을 배웁니다. 접속법 2식 자체가 공손한 말투라는 게 아니라, 이게 영어의 가정법과 비슷하여, 상대가 만약 나의 이러이러한 행동을 허락해 주신다면... 같은 "가정"이 은근 들어간 말투라서, 결과적으로 그게 공손한 말투가 되는 거죠(앞의 p121도 참조). 아무튼 이 접속법 2식에서 동사는 그 모습이 제법 크게 변하는데, 책에도 나오듯이 sein 동사는 wäre(1인칭 단수)처럼 모양이 심히 달라집니다(직설법 과거는 1인칭 단수의 경우 war). 책에서 간접화법이라고 한 건 접속법 1식이라는 뜻은 아닙니다(저는 그렇게 생각되네요). p236에는 희망을 표현하는 용법의 접속법 2식이 설명됩니다. "반카드"라는 건 Bahncard인데, 독일에 가 본 분들은 알겠지만 (이 책의 설명대로) 기차 여행시 필수품입니다. Bahn은 영어의 vehicle, car와 같은데, 사실 독일어에도 Karte라는 여성명사가 있습니다만 이처럼 영어 card를 끌어댄 합성어가 쓰이는 게 재미있습니다. 이 교재는 이처럼 독일이라는 나라에 대해 실용적인 정보까지를 제공해 주는 점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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