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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똑똑해지는! 실뜨기 놀이
- 아리키 테루히사
- 11,520원 (10%↓640)
- 2025-01-13
- : 70
어제에 이어 같은 시리즈의 실뜨기 놀이 편을 리뷰합니다. (당연히) 저자는 다른 분인데, 감수자가 오쿠야마 치카라 원장으로서 같은 분입니다. 그 이력이 소아과 닥터이며 아동발달 클리닉을 운영하는 분이라서 (아마도 성장기 아동을 자녀로 두었을 법한) 독자는 믿음을 보낼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종이접기도 그렇고 실뜨기도, 이 분야를 정확히 감수할 수 있는 분은 기하학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봤지만(?), 본질은 어린이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므로 책도 그쪽에 포커스를 두는 게 맞겠습니다. 이분은 <아이 뇌를 알면 진짜 마음이 보인다>라는 책을 지었고 저 제목으로 한국에도 번역되었다고 책 앞날개에 나옵니다. 이분 성함은 한자로는 奧山力(오산력)이라고 쓴다는데, 力이 훈독으로 "치카라"죠.
(*책좋사 카페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 뒤표지를 보면 "부모님께는 추억의 놀이,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놀이"란 구절이 있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어머니가 시간을 내어 실을 갖고 오셔서 같이 실뜨기 놀이를 하자며 시범도 보여 주셨는데, 사실 저는 재미가 없어서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되는데 엄마가 아들하고 같이 놀고 싶어서 일부러 그러는 걸 좀 참여를 해 드렸어야 맞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그닥 재미는 없어도, 사실 간단한 실을 갖고 이렇게나 많은 도안이 나온다는 게 어떻게 보면 참 놀랍습니다. 그 점에만 생각이 미쳐도 실뜨기는 재미난 놀이가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늦은 나이에 책을 보고 이 놀이에 열중하고 있네요.
종이접기 편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도 앞부분(p8)에, 공통된 기호나 이름의 뜻이 정리되었습니다. 진청색 원은 실에 표시되며, 손가락이나 손바닥에 표시된 빨강색 원과 매칭됩니다. 흰색 원은 색이 안 겹치게 하려고 흰색으로 처리된 것 같은데 이것도 그림을 잘 보면 실과 손이 매칭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림을 보고 따라하다 보면 저절로 이해되기 때문에 그냥 해 보면 됩니다. 이런 책은 설명해 주는 그림 비중이 절대적인데 저자나 제작진이 진짜 고생했겠다 싶었습니다. 그림으로 좀 불충분하다 싶은 데에는 여지없이 실제 사진이 삽입되어 독자의 이해를 돕습니다.
실뜨기 놀이에 초보라고 해도 "실을 (아래에서 바깥으로) 떠 온다", "위에서 떠온다" 등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실을 준비해서 실제로 해 보는 것입니다. 책에 제시된 놀이, 도안들이 기계적으로 나열만 된 게 아니라 난이도나 그 성격에 따라 세분화하여, 마치 학년이 올라가며 교과 내용이 차츰씩만 어려워지게 배려한 것 같습니다. 1과는 처음 수준, 2과는 살짝 어려움, 3과는 챌린지 레벨입니다. 그런데 이 구성이, 난이도의 점증 요소말고도 몇 사람이 놀이에 참여하냐의 팩터에 따라서 이뤄진 점도 눈에 띕니다. 8과에는 다함께 실뜨기라고 해서, 여러 사람들이 하기에 적합한 도안들이 나옵니다. 단, 3과 p50의 거미집, 4과 p67의 베틀 같은 경우 친구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이런 예외도 있습니다.
제가 이 책에서 특히 좋게 본 부분이, 6과 고무줄 실뜨기입니다. 어려서 저희 엄마에게 배울 때는 이걸 바느질 실뜨기, 그것도 미싱용 가느다란 실이 아니라 어느 정도 굵기가 있는 실이 그 소재였는데, 어렸을 때 제가 혼자 한 생각으로는 이걸 고무줄로 하기는 좀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고무줄로 하는 실뜨기도 이렇게 따로 모아 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앞의 2과 p29 열쇠고리를 보면 마지막에 손가락들을 잘 빼는 게 중요한데, 책에도 나오듯이 이건 형상이 안 무너져야만 하므로 고무줄로는 불가능합니다.
이 교재에는 과정과 결과만 설명서처럼 정리한 게 아니고, 만약 이 단계에서 조금만 방향을 바꾸거나 한다면 어떤 모양이 나오겠냐고 어린 독자들한테 물어보는 코너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응용력을 키워 주려는 의도입니다. 이렇게 해야 아이들의 지능이 발달하지 않겠습니까. p34의 큰물고기, p41의 카누는 각각 하와이 사람들, 이누이트 족이 발전시킨 도안이라고 책에 나옵니다. 저는 그런 멀리 떨어진 곳 사람들도 실뜨기를 즐기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바느질이란, 물론 신석기 농경 혁명과 함께 시작된 활동이지만 놀이로서의 국면은 또 다른 것인데, 이 책을 보고 어린 독자들이 세계 각지의 사람들에게 더 깊은 동질감과 연대의식도 느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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