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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혈님의 서재
  • 중소기업을 위한 직장 내 괴롭힘 대응 솔루션
  • 문소연.이하나.한선희
  • 17,100원 (10%950)
  • 2024-04-10
  • : 255
많은 기업 안에서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이란 현상이 빈발하여 문제가 됩니다. 사람이 모여 만들어지는 조직이니만큼 갈등과 알력이 없을 수는 없지만, 부당한 괴롭힘이 자주 발생하면 피해 직원의 인권과 명예, 내적 평안이 심각하게 손상될 뿐 아니라, 그런 조직의 능률이나 질서, 기강도 저하, 문란해집니다. 개인을 떠나 조직을 위해서도 근절되어야만 합니다. 이런 외적인 부작용을 떠나, 사람 사는 세상에서 누가 누구를 괴롭힌다는 게 벌써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잘못도 있지, 내가 못난 탓이려니 하며 그저 참고 넘기거나, 묵묵히 퇴사하여 모든 불이익을 자신이 감수하는 쪽으로 결말이 나곤 합니다. 

비위나 불의는 시정되어야 하며, 피해자가 잘못을 뒤집어쓰고 만다는 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됩니다. 더군다나 현재는 직장 내 괴롭힘을 실정법으로 규제하는 절차가 입법적으로 마련되었으므로, 이런 법적 구제 조치에 개인이 충분히 기댈 수 있기도 합니다. 이 책은 17년차 노무사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잔뜩 담아, 최대한 알기 쉽게 피해 구제 사례와 실질적인 도움 방안을 가르쳐 줍니다. "최대한 알기 쉽게"라는 건, 예를 들어 입장이 서로 엇갈리는 상대 간에 오가는 대화를 메시지 창으로 도시화한다거나(가상 사례), 깔끔하게 도표로 정리했다거나, 중요한 판례를 원문 그대로가 아니라 상세히 분석하여 법 지식이 부족한 우리 일반 독자들이 알기 쉽게 그 내용을 전달한다는 뜻입니다. 

대체로 제가 이런 책을 읽어 봤던 경험에 의하면, 많은 사례를 들어 준다거나, 법령, 판례의 내용을 법제처, 대법원 사이트에서 퍼 와 소개해 주는 방식이 많았습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만 쏙쏙 뽑아 준다는 점에서 도움이 충분히 되며, 실제로도 제가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책처럼, 어떻게 하면 좀 더 독자의 머리에 잘 정리되고 쏙쏙 눈에 띄게 할지에 대해 깊은 고민(독자한테 이게 확연히 드러납니다)을 거쳐 실제 편집에 잘 구현된 경우는 처음 본 것 같습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또 아무리 알찬 내용이라고 해도 요즘은 이를 전달하는 방법까지 고민을 많이 해야 합니다. 아무리 아이템이 좋아도,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어야 빛을 발하는 법이니 말입니다. 저는 앞으로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다른 책을 읽을 때, 만약에 이 책만큼 편집이 성의 있지 않다면 그 책에는 쉽게 눈이 안 가지 싶습니다. 그 정도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대응 방안은 피해를 입은 해당 근로자에게만 필요한 지식이 아닙니다. 회사(사측)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기업이라면 이미 체계화한 사내 시스템이 있어 그에 따르면 어느 정도 구제가 될 수 있습니다(솔직히 현실은, 꼭 그렇지도 못합니다만). 그러나 중소기업이라면 아직 자체 대응 매뉴얼이 미비하기가 십상이죠. 기업주는 설령 선의로 운영한다 해도, 인성이 나쁜 상급 직원 등이 타 구성원들을 선동하여 저런 피해 사례를 만들고, 그 책임만 억울하게 사용인으로서 져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그 기업인이 제대로 된 사람, 경영자라면, 미리미리 괴롭힘 사전 방지, 예방, 발생 후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 두어야만 합니다. 

책은 크게 다음의 네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신고, 상담, 조사, 사후조치. 비록 사내 괴롭힘을 실정법으로 규율은 하고 있으나 원칙적으로 이런 일은 조직 내 개인 간의 분쟁입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개인 간에 원만하게 합의되는 게 맞겠고, 다음으로는 회사에서 화해, 보상을 주선하여 법 바깥에서 해결이 되는 게 좋겠지요. 그래서 신고가 접수되면, 근로감독관은 개선 지도 조치를 내릴 수 있으며, 이에 사측이 따르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합니다. 이런 사정을 모르고 미온적으로 대응하다 뜻밖에 과태료라도 맞으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죠. 더군다나 여기에서 모든 절차나 제재가 종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직장 내 괴롭힘의 아주 전형적인 상황이 책에 잘 나옵니다. 대표 사례를 들어 이처럼 가상의 인물들까지 세팅하여, 사내에서 팀장과 과장이 피해자의 신고 사항을 성실히 조사하고, 최적의 대응 방안을 논하는 과정을 보면 전체의 흐름이 한눈에 보입니다. 경영진, 혹은 인사팀(이나 관련 부서)에서는 이 책에서 마치 소설처럼 생생하게 묘사된 스토리의 흐름을 보고 그대로 따라만 해도 될 듯합니다. 물론 실무상 필요한 기술적 사항들도 그것대로 빠짐없이, 또 보기 좋게 정리를 해 두었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입니다.     

괴롭힘의 정의가 뭘까요? 그저 일이 힘들다, 특정 상급자가 싫다, 내 감정이 상했다, 이 정도로는 법에서 정한 요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p120을 보면 법에서 규율하는 양태들이 상세히 나옵니다. 또 가해자가 어떤 의도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예: 다 저 친구 잘 되라고 한 일이다). 이미 이것 관련으로도 예규, 판례가 많이 쌓여 있기에, 이 책만 면밀히 참조해도 경영 일선에서 큰 어려움은 없지 싶습니다. 

사장으로서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습니다. 경영 하나만 해도 어렵고 힘든데, 부하 직원들 간의 민사 다툼까지도 이렇게 감독하고 배려해야 하나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자꾸 변화하며, 기업 환경이라는 것도 전체 국가 시스템의 발전에 의해 개선되는 것도 있는 만큼, 내가 받은 게 있으면 내놓는 것도 있기 마련이라는 마인드로 상황에 대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이것도 엄연히 룰의 일부인 것입니다. 또 내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행복해야 결국 회사도 잘 돌아가고, 생산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질도 높아진다는 인식이 필요하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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