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자신의 피해를 강조하고, 누구나 최고점과 비교하며 더 갖지 못함을 원망하는 시대다.
좋은 학교를 나와 좋은 커리어를 쌓았지만, 갑자기 닥친 딸의 중병으로 돌봄에만 매달려야 했던 엄마. 이 불쌍하고 기구한 이야기를 통해 얼마든지 피해를 전시하고 사회를 탓할 수 있겠지만 신성아의 글은 거기서 머물지 않는다.
신성아 작가의 글은 딸을 위해, 가족을 위해, 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흐름에 올라타고 있으면서도, 그런 나를 건조하게 바라보는 또 다른 작가의 시선이 느껴진다.
탐욕하는 엄마, 라는 스스로를 매섭게, 때로는 우습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좋다. 작가의 사회비평은 작가 스스로에 대한 관조에서 시작한다. 작가가 이 모순적인 사회 밖에서 무결한 나로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모순의 뾰족한 꼭대기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의 발을 내려다 본다.
그렇기에 이 책은 엄마들을 단지 위로하는 글이 아니다. 잘 기르려 할수록 나빠지는 모순을 무의식적으로 느낀 거 같은 엄마들에게, 이 모순을 함께 극복해나가자고 선동하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