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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대가리님의 서재
  • 글쓰기 클리닉
  • 임승수
  • 11,250원 (10%620)
  • 2011-12-20
  • : 597
『글쓰기 클리닉』』 1강. 선생님의 구수한 입담과 경험이 강의의 맛을 더 해 주었다. 언젠가는 내 책을 한 권이라도 내 보고 싶은 생각이 전부터 있었기에 경청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글쓰기 7계명은 아래와 같다.   1. 좋은 글이란 목적을 달성하는 글이다 2. 글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이다 3. 글의 재료는 경험이다 4. 긴 글은 설계도가 필요하다 5. 감동은 세부적인 묘사에서 나온다 6. 완벽주의는 독이다 7. 글은 곧 삶이다   위 계명 중에 3번째와 7번째가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나의 경험과 삶을 표현하는 것이며 문체, 맞춤법, 기교는 부차적인 것이다. 경험에는 직접 경험은 물론 간접경험(독서)도 포함될 것이니 풍부한 독서와 그것을 내것으로 곰삭이는 사색의 시간도 꼭 필요할 것이다. 오늘 강의를 들으면서 정약용 선생께서 제자들에게 쓰신 편지가 떠올라 이를 소개한다.    “대저 문장이라는 것은 어떠한 물건인가 하면, 학식이 속에 쌓여 그 문채가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네. 이는 기름진 음식이 창자에 차면 피부에 광택이 드러나고 술이 뱃속에 들어가면 얼굴에 홍조가 도는 것과 같은데, 어찌 들어가기만 해서 이룰 수 있겠는가. 중화(中和)한 덕으로 마음을 기르고 효우(孝友)의 행실로 성(性)을 닦아 공경으로 그것을 지니고 성실로 일관하되 이를 변하지 않아야 하네. 이렇게 힘쓰고 도(道)를 원하면서 사서(四書)로 몸을 채우고 육경으로 지식을 넓히고, 여러 가지 사서(史書)로 고금의 변천에 달통하여 예악형정(禮樂刑政)의 도구와 전장법도(典章法度)의 전고(典故)를 가슴속 가득히 쌓아놓아야 하네. 그래서 사물과 서로 만나 시비와 이해에 부딪히게 되면 마음속에 한결같이 가득 쌓아온 것이 파도가 넘치듯 거세게 소용돌이쳐 세상에 한번 내놓아 천하만세의 장관(壯觀)으로 남겨보고 싶은 그 의욕을 막을 수 없게 되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네. 그리고 이것을 본 사람은 서로들 문장이라고 말할 것이네. 이러한 것을 일러 문장이라고 하는 것이네. 어찌 기괴한 문구의 탐색만으로 이른바 문장이라는 것을 찾아 마음대로 구사할 수 있겠는가? 세상에서 일컫는 문장학(文章學)은 성인의 도를 해치는 좀벌레이니 반드시 서로 용납할 수 없을 것이네.”   “사람에게 있어서 문장은 풀이나 나무로 보면 아름다운 꽃과 같다. 나무를 심는 사람은 나무를 심을 때 그 뿌리를 북돋아주어 나무의 줄기가 안정되게만 해줄 뿐이다. 그렇게 하고 나면 나무네 진액이 오르고 가지와 잎사귀가 돋아나면 그때에야 꽃도 피어난다. 꽃을 급히 피어나게 할 수는 없다. 정성스러운 뜻과 바른 마음으로 그 뿌리를 북돋아주고, 독실하게 행하고 몸을 잘 닦듯이 줄기를 안정되게 해주어야 한다. 경전과 예(禮)를 궁리하고 연구하여 진액이 오르도록 하고, 넓게 배우고 들으며 예능이 노닐어 잎이 돋아나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그 깨달은 것을 유추하여 쌓아두고 그 쌓아둔 것을 펼쳐내면 글이 이루어진다. 그것을 보는 사람들이 문장이 되었다고 인정하게 되니, 이것을 문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 문장이란 급하게 완성될 수 없다.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저, 박석무 편역, 창비, 2011)

 

출처 : 독서대학 르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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