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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그 남자네 집>

 

 

첫 사랑은 언제나 특별하다. 그건 생존이 가장 큰 삶의 이유이자 목적이던 그 시절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박완서 작가님의 <그 남자네 집>을 읽다보면 누구나 한 가지 혼돈이 시작된다. 과연 이 글은 소설인가, 자서전인가. 그 물음의 경계에서 시작된 “그 남자의” 이야기는 남과녀의 안타까운 이별이 그려진 현대판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책에서 저자는 ‘생존’만이 가치 있던 그 시절 (전쟁 후), 한 남자를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그렸다.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었던 그는 군에 징집되었다가 다리에 부상을 입은 상이군인으로 그녀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된다. 둘은 문학과 음악을 사랑했고 낭만을 아는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운명에 이끌리듯 불타는 사랑을 시작했으나, 주변의 반대와 남자의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헤어짐을 겪게 된다.

나는 이 부분에서 얼마나 저자가 현대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깊이 고찰할 수 있었다. 박완서 작가는 평소 다른 작품에서도 굉장히 현대적인 시각을 갖고 글을 집필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번 <그 남자네 집>에서도 물질만능주의적 여자의 사고와 태도, 그리고 선택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사실에 감탄을 아낄 수 없었다. 사실 그 시절 지금과 같은 현대적 시각을 가졌다는 것은 대한민국 여류 작가로 손꼽히는 박완서 작가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주인공의 시점에서 깊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그리움과 공허함이었다. 아마 주인공 여자는 결혼 이후 남편과 가정을 꾸리며 안정적 생활을 영위했으나 늘 마음은 허공을 맴도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이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서는 자주 발견되는 모습이다. 때문에 옛 추억을 그리며 그를 잊지 못하는 것은 비단 주인공에게서만 나타나는 이상하고 특별한 감정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혹자는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옛 추억을 그리워하는 마음 때문에 또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때문에 훗날 사랑하는 그를 만났을 때 선뜻 사랑을 시작할 수 없었던 여 주인공의 마음이 한편으로는 이해가고 충분히 공감 되는 부분이었다. 추억은 그리움이 있기 때문에 온전히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이라고 그녀도 생각했을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가장 뇌리에 박히는 한 가지는, 도저히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은 시절에도 사랑은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느끼고 있는 사랑의 감정과 패턴이 똑같이 그 시절에도 존재하고 있었으며, 그들은 오히려 더 사랑을 목말라하고 열정이 있었다는 것. 그런 청춘을 보냈던 것 같다.

지금의 우리는 사랑은 존재하나 각자의 삶 위에 사랑을 꿈꾼다. 그러나 이는 때때로 책임감과 의무감에 의해 거추장스런 것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을 기억하는 것, 더더욱 첫 사랑을 기억하는 일은 풋풋했던 청춘을 기억할 수 있는 가장 가슴 벅찬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랑”만으로도 가슴 벅찬데 “첫”이 붙은 사랑은 미숙하고 싱그러웠던 그때를 떠오르게 해주니 얼마나 더 벅찬것일까.

아무튼 이 책을 읽고 나니 첫 사랑, 전쟁으로 인해 변해버린 주인공의 가녀린 삶, 그리고 이별등의 여러 가지 감정이 떠오르며 알수 없는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어쩌면 이 책은 삶의 중간쯤에 자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위안이자 생각의 시간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내가 언젠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떤 사랑이 옳을까” 라는 질문의 해답을 얻고 싶을 때 다시 한번 읽고 싶은 이야기가 될 것 같다. 그리고 현재 마음의 위안이 필요한, 모든 독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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