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삶의 장면은 크고 화려한순간이 아니다. 문득 시작된 걸음마처럼 작은 손이 내 손을 놓고 다른 곳으로 향하는 조용한 순간들이다. 그 시간은 결코 당연하게 오지 않았다. 밀레를 존경하며 모작 속에서 위안을 찾았던 고흐처럼, 나도 그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힘을 얻는다. 고통과 분투 속에서도 다시 ‘첫걸음‘을 내딛으려던 그의 갈망을 보며,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따뜻한 여름임을 깨닫는다.- P95
그때 비로소 알게 되었다. 소리 없는 음악이란, 완벽하지 않아도 진실한 각자의 리듬이었다. 나의 느린 걸음, 원주민의 노래, 아이의 조용한 속도, 그것은 모두 하나의 곡이었다. 세상이 그 노래를 들을 줄 몰랐을 뿐, 우리는 이미 연주하고 있었다. 언젠가 다시 그 노래가 들려올까. 사막의 노을처럼 잔잔하고도 깊은, 그 침묵의 떨림이 가슴을 흔든다.- P118
매서운 바람이 불어도, 서로에게 건네는 따뜻한 손하나가 계절을 바꾼다. 자연과 운명의 힘 앞에서, 우리는그저 사랑하는 수밖에 없다.- P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