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상의 종말이 온다면, 핵전쟁이거나 운석이 지구와 충돌하거나 아니면 공룡이 그랬듯 빙하기가 다시 올거라는 막연한 상상속에서 산다. 하지만 <사이버 스톰>은 세상의 종말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인터넷에서 올 수 있음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많은 것들을 한다. 인터넷이 주는 정보를 믿고 그대로 실천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우리의 인터넷 의존도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은 '중독'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있다. 그러나 우리는 인터넷에 대해 무관심하다. 얼마나 빠른 인터넷을 사용하는지가 우리의 주된 관심이지 얼마나 보안이 철저한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인터넷 보안, 사이버 테러에 관련해서 경고등을 켜고 있는데도 말이다. 우리 역시 이미 경험했다. 우리나라의 큰 은행들 중 몇 곳이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유출 당했고, 디도스 공격으로 인해 전산이 마비되었다.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로 그동안 작업 했던 모든 것들을 다 잃는 불상사 역시 발생되었다.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왜냐면 늘 그러했듯 누군가는 이 일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해결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에 대해 우리는 한 번도 걱정한 적이 없다.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경고등을 켜주기 위해 매튜 매서는 매우 사실적으로 글을 써내려 간다. 특히 몇몇 장면의 사실감은 너무나도 충격적 이라서 그 악몽을 꾸기도 했다. 그만큼 나에게, 우리에게 내일 아니 몇 시간 뒤에라도 일어 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사이버 세상의 문제는 더 이상 컴퓨터, 0과 1 의 문제가 아니다. 당장 우리의 현실이고 우리의 미래이다. 그런 세상에서의 공격과 테러는 지금 우리 세상에서의(물리적인) 공격, 테러와 맞먹는다. 심지어 사이버 세상에는 국경도 없고, 접경지역도 없어서 우리가 저 먼나라를 공격하는 일 역시 쉽게 일어날 수 있다. 그만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사이버 테러는 전쟁과 동의어라는 것을 인식하고 준비하고, 보완해야 한다.
매튜 매서 역시 보완의 중요성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 한다. 아마 묘사를 사실적으로 한 것 역시 우리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서 일 것이다. <사이버 스톰> 속 비극이 현실에서 이루어졌었다면 아마 우리는 이런 글을 자서전으로 읽고 있었을 것이다.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할 때가 아니다. 상상력이라고 하기에는 우리의 내일에 더 가깝다.
지금 국방을 지키고, 국경을 수비하고, 전쟁을 위한 훈련을 하듯 <사이버 스톰>과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준비해야 한다. 사이버 세상엔 심지어 국경도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