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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님의 서재

어 한창 항암 중일 때, 버스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자에게 같은 말을 들었다. 그럼 암 환자 중에 기독교인은 한 명도 없나요? 목사님들은 단 한명도 암에 안 걸리나요? 지금이 중세시대도 아니고 자신의 무식을 자랑하지 맙시다. 안 그래도 힘든 환자에게 말도 안 되는 언어폭력은 하지맙시다. 제발!
"내 지인 누구가 유방암으로 죽었어."
설마 환자에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겠나 의심하시겠지만, 실제로 있다. 자기 주변에 있는 암 환자들 이야기를 떠벌린다. 특히 죽은 사람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떠든다. 별생각 없이 하는 말이라도 듣는 사람은 기가 막힌다. 환자가 다른 환자들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면 모를까,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이 예의다.
"이제 다 나은 거야? 5년이 지났으니 완치되었겠네?"
이 말도 지겹도록 들었다. 들을 때마다 뭐라 답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네. 난감하네. 완치라고? 그랬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도 모른다. 의사도 모른다. 특히 유방암은 5년 생존율이 높지만, 재발률과 전이율도 높다. 5년 생존율을 완치율이라고 잘못 알고들 있다. 말 그대로 5년 동안살아있었다는 뜻에 불과하다. 5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몸 상태는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체력이 회복되지 않아 일상이 힘든 건 마찬가지다.
또한 젊은 나이에 암에 걸린 사람들에게 5년 생존율은 별다른 의미가없다.
예를 들어, 나이 서른에 암에 걸려 치료를 받았는데 5년이 지났다. 그런데 6년째에 재발하거나 전이되어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한편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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