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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님의 서재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은 자연선택이 다정하게 행동하는 개체들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하여 우리가 유연하게 협력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켰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친화력이 높아질수록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이 강화되는 발달 패턴을 보이고 관련 호르몬 수치가 높은 개인들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더욱 성공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P122
다른 사람 종처럼 비범한 수준의 자제력까지 갖춘 우리는협력이 가져올 혜택을 신중하게 고려할 줄 알았다. 행동이 가져올 결과까지 고려하여 판단하는 능력은 우리 종의 생존에 큰이점이 되었다.
8만 년 전에 일어난 사람의 자기가축화로 폭발적 인구 증가와 기술 혁명이 동시에 일어났다는 사실은 화석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친화력이 여러 집단의 혁신가들을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기술혁며믈 추동한것인데 이는 다른 어떤 사람종도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자기가축화가 우리 종에게 준 막강한 능력으로 진화적 시간으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우리는 세계를 재패했다. - P166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은 우리가 친화력을 지닌 동시에 잔인한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 잠재력도 지닌 종임을 설명해준다. 외부인을 비인간화하는 능력은 자신과 같은 집단 구성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만 느끼는 친화력의 부산물이다. 하지만 펄럭이는 귀나 얼룩이 있는 털 같은 신체적 변화와는 달리 이 부산물은 실로 가공할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우리와 다른 누군가가 위협으로 여겨질 때, 그들을 우리 정신의 신경망에서 제거할 능력도 있는 것이다. 연결감, 공감, 연민이 일어날 수 있던 곳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다정함, 협력,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우리 종 고유의 신경 메커니즘이 닫힐 때, 우리는 잔인한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 소셜미디어가 우리를 연결해주는 이 현대 사회에서 비인간화 경향은 오히려 가파른 속도로 증폭되고 있다. 편견을 표출하던 덩치 큰 집단들이 보복성 비인간화 행태에 동참하며 순식간에 서로를 인간이하 취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서로를 보복적으로 비인간화하는 세계로  있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 P226
사람 자기가축화가설은 우리가 왜 접촉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는지 설명해준다. 우리는 내집단의 구성원들이 위협받을 때, 평소에는타인이나 외집단에게도 무리없이 잘 느끼던 공감능력을 차단시킨다. 이에 외부자들도 위협받는다고 느껴 상대 집단을비인간화하고, 여기에서 보복성 비인간화의 피드백 순환 고리가 만들어진다.
- P263
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은 증오에 대해 명쾌한 예측을 제시한다. 한 집단의 구성원들이 외집단을 비인간화할 때, 즉 외집단구성원을 인간 이하의 무언가로 말하는 것이 이를 듣는 상대방에게 최악의 폭력행위를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가설은또한 사람을 동물이나 기계에 비유하거나, ‘쓰레기‘ ‘기생충‘ ‘체액‘ ‘오물‘ 등 본능적으로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언어로 묘사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형태의 증오언설이라고 본다.
- P277
서식지는 바뀌었지만 우리 종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큰 규모의 집단 안에서 협력하며 살아갈 때 가장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종이다. 우리는 출신이 다양한 사람들과 생각을 교류할 때 가장 혁신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사는 사회의 건축물이 관용을 베풀 때 그 안의 개인들도 관용을 베풀수 있다. 건강한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려움 없이 서로를 만날수 있고 무례하지 않게 반대의견을 낼수 있으며 자신과 하나도 닮지 않은 사람들과도 친구가 될수 있는 공간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 P283
내가 지어낸 말이지만, 아무튼 ‘우자생존 통해 인간을은 지구 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종이 될 수 있었다. 동시에 가장끔찍한 종이 되었다. 인간의 3분의 1은 암으로 죽는데, 야생 동물은 암을 거의 잃지 않는다. 가축과 인간만 자주 암을 앓는다.
19세기까지 5세 미만의 아동 절반이 감염병으로 죽었다. 역시가축화된 좋은 감염병을 많이 앓는다. 인간은 개와 마찬가지로치매를 앓으며,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강박장애 등의 정신장애도 인간과 가축에서 흔히 발견된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성인 4명 중 1명이 정신장애를 앓는다. 외집단 혐오와 차별, 살인이나 전쟁도 그렇다. 신석기시대 초기, 어떤 지역에서는 성인의 약 절반이 다른 인간의 손에 죽었다. 지금도 우리의 주적은늑대가 아니라, 인간이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10명이 늑대에 물려 죽는데, 살인 사건은 매년 40만 건에 달한다. 전쟁 사망자를 뺀 수치다. 이런 비극의 이면에 자기가축화가 자리하고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지금까지의 인류사는 그랬다. 하지만 덕분에 많이 죽기도 했다. 가족과 친구, 부족을 향한 편협한 다정함이 더 넓은 집단을 향한 보편적 공감으로 확장될 수있을까? 저자는 몇 가지 흥미로운 제안을 하고 있다. 진화는 목적이 없는 과정이다. 하지만 플라이스토세의 독특한 생태적 환경이 자기가축화 관련 형질의 적합도를 크게 높여주었듯이, 현대 사회의 여러 생태적 환경도 새로운 심리적·문화적 형질의적합도를 높여줄 것으로 믿는다. 새로운 형질이 무엇이 될지는잘 모르겠지만, 부디 끝없이 이어지는 집단 내외의 갈등, 그리고 이로 인한 지독한 정신적·사회적 고통은 아니기를 바란다.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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