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조예은 장편소설
- 복수를 향해 달려가는 화영과 존재의 이유를 찾아가는 도하의 이야기 -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는 안전가옥 오리지널 소설이다. 조예은 작가님은 <칵테일, 러브, 좀비>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때 작가님 글의 분위기는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오싹하면서도 아름답기도 한 이야기들은 여름이 되면 떠오르기도 했다. 단편집으로 처음 알게 되어 작가님께서 흥미로운 소재와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훌륭한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를 읽으면서 작가님의 연출력에 감탄하게 되었다. 플롯을 구성하는 것부터 소재를 활용하는 능력까지 감탄스러웠다.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를 읽으면서 예상치 못한 연결점이 흥미를 끌었고, 탄탄한 플롯 구조가 몰입하게 해주었다.
탄탄한 스토리와 미스터리를 밝혀나가는 구조를 좋아하는 독자들과
암울한 환경 속 서로를 의지하며 청춘을 만들어나가는 청춘 로맨스가 취향인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뿐만아니라 OTT에서 드라마,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번에 독서생활을 시작해보고 싶다하는 독자들에게도 추천한다.
다음 내용부터 내용의 스포가 존재합니다. 사건의 진실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인 만큼 책을 모두 읽고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무더운 여름밤에서부터 청량한 여름 아침을 맞이하기까지
-두 청춘의 이야기
여름은 호러의 계절이죠. 동시에 청춘 로맨스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p.360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속 화영과 도하의 이야기는 찝찝하고 무더운 여름밤을 넘어 청량한 여름 아침을 맞이하는 과정 같았다. 소설 속 둘의 환경은 무더운 여름밤 공기처럼 무겁고 숨쉬기가 힘들다. 화영은 테러로 인해 엄마를 잃고, 복수를 위해 레인보우아파트라는 범죄로 가득 찬 곳에서 생활하게 된다. 피해 보려고 한 영진의 일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며 범죄에 그대로 노출된다. 도하는 아버지의 학대로 인해 불안감과 두려움에 휩싸여 살아야 했고, 테러로 인해 그런 가족마저 잃고, 도현 대신 자기가 살았다는 생각에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다. 심지어 알 수 없는 힘으로 곰 인형에 영혼이 들어가게 된다. 어떤 누가 겪어도 숨쉬기 힘들 상황이다. 이런 둘이 서로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도하는 화영의 복수를 도와주고, 화영은 도하가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는 것을 도와주기로 한다. 화영의 복수를 도우며 화영과 도하는 이전보다도 더 힘든 상황을 겪게 된다. 그렇지만 서로를 돕고 의지하며 상황을 해결해 나간다. 복수도, 도하의 몸의 문제도 해결되고 나서 둘은 고요한 여름 새벽을 맞이한다. 새벽은 어두운 밤이 환한 아침으로 바뀌는 과정이다. 그런 새벽처럼 화영과 도하는 환한 아침으로 가기 위한 준비한다. 도하는 존재에 대한 이유를 찾아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오기 위해 준비를 하고, 화영은 사건의 진실들을 밝히고 자신의 죄를 치른다. 그 후 화영과 도하는 청량한 여름 아침 하늘같이 밝은 미래를 나아간다.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는 호러 청춘 로맨스 소설이다. 그래서 무더운 여름밤과 청량한 여름 아침의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오싹하기도 하면서도 책을 다 읽고 덮고 나면 오싹함만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 좋았다. 화영과 도하의 밝은 미래에 대해 상상해 볼 수 있는 점이 있어서 즐거웠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 화영을 보면서 떠올랐던 생각들
도대체 틀리는 게 뭐가 그리 두려워? 난 늘 틀렸고 넘어지면서 여기까지 왔어.
그러니까 당신은, 사실 지독한 겁쟁이라는 거야. 누구나 넘어지고 틀리고 상실하고
고통받는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겁쟁이라고!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p.341
화영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인물이다. 그렇다고 하하호호 긍정적인 생각으로 잊고 사는 캔디형 인물이 아니다. 화영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줄 아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실패로만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실패를 해봐야 다시 도전하는 법,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자신의 잘못을 찾아낼 수 있다. 화영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늘 고민한다. '이게 옳은가?', '맞는가?', '잘 하고 있는 것인가?'를 확인한다. 그렇게 자신의 목적을 잃지 않고 나아간다. 그에 비해 한정혁의 실패를 모른다. 실패를 겪지 않았다고 실패라는 것을 회피해 왔다. 그래서 자신의 잘못을 알지도 못한다. 자신의 선택을 되돌아보는 일이 없다. 최악의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되돌릴 수 없는 곳으로 나아간다. 책 속의 문장처럼 누구나 상실하고, 실패할 수 있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겁쟁이가 될 뿐이다. 화영의 태도를 보면서 나는 생각 해보게 되었다. 나는 실패를 외면하고 있지 않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령들과 무법자들에 대해서
덜렁이는 눈알을 단단히 다시 붙여 주면서는 오래전 도하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별관 옥상을 떠올렸다. 화영은 그때 도하가 외우던 단어를 소리 내서 말해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마음에 드는 단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p.354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에서는 '악령'과 '무법자'라는 존재가 나온다. 유령의 아주 짙은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서 악령이 만들어진다. 무법자는 내가 임의로 붙인 말로 한정혁, 재와 같이 자신의 욕망을 위해 누군가를 죽이고 나아가는 사람을 말한다. 소설 속 악령들은 무법자들의 욕망에 의해 이용당한 자들이다. 재의 돈과 생활을 위해 죽어 나간 사람들, 과거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죽은 병자들, 그 사이에서 서로 다른 욕망으로 인해 구덩이에 던져진 사람들, 한씨 가문의 부를 위해서 빛을 보지 못한 채 구덩이에 묻힌 자들.... 무법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악령들은 결국 세상으로 올라와 더 큰 절망을 만들어 간다. 악령들은 살아있는 자들을 건드려서 문제를 일으킨다. 소설의 중요 사건인 떡 테러 사건도 악령들의 소행이라고 볼 수 있다. 악령들은 세상의 부조리한 일들로 인해 만들어진 원한으로 사회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럼 소설 속 악령들에 의해서 악한 짓을 저지른 사람들은 죄가 없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확실한 죄가 있다. 사회가 부조리해도 그것을 무차별적으로 관련없는 사람에게 푸는 것은 사회에 대한 복수가 아니다. 그것은 그냥 악하고, 찌질하고, 욕망에 찌든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떡 테러 사건도, 한정혁의 일들도 모두 그렇다. 도하와 화영은 악령의 꼬드김에 넘어가지 않는다. 악령의 말이 솔깃하더라도, 일부분 맞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는 것이다. 아무리 사회에 화가 생겨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우리는 판단해야 한다. 나는 두 주인공이 악령의 말에 넘어가지 않고, 자신들의 선택을 해가는 것이 그러한 태도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 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도대체 틀리는 게 뭐가 그리 두려워? 난 늘 틀렸고 넘어지면서 여기까지 왔어.
그러니까 당신은, 사실 지독한 겁쟁이라는 거야. 누구나 넘어지고 틀리고 상실하고
고통받는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겁쟁이라고!- P341
덜렁이는 눈알을 단단히 다시 붙여 주면서는 오래전 도하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별관 옥상을 떠올렸다. 화영은 그때 도하가 외우던 단어를 소리 내서 말해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마음에 드는 단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354